국민의힘이 다음달 22일 충북 청주시 청주오스코로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일정을 확정한 가운데, 당 대표 선거를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할 당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전 한국사 강사인 전한길 씨의 입당으로 당내 여론이 갈리며 갈피를 못잡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8일 “전한길 씨에 대해 여러 의견을 경청, 수렴하고 있다”며 “전씨의 언행에 대한 확인과 함께 당헌당규에 따른 적절한 조치 방안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일 입장과 비교하면 다소 선회한 것이다.
앞서 송 위원장은 전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한길 씨가 지난 6·8 서울시당에 본명으로 온라인 입당했음을 어제 알았다”면서 “원칙적으로 제명이나 탈당 전력이 없다면 일반 개인의 입당에 자격심사는 의무사항도 아니고 일일이 확인하기도 어렵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는 “한 개인의 입당에 대해 호들갑 떨 것 없다. 어떤 당원이라도 당헌당규에 명시된 당원의 의무를 어긴다면 마땅히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자정능력을 믿어달라”고 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의견 수렴에 따른 조치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송 위원장이 언급한 당헌·당규에 따른 조치는 출당이나 윤리위원회 회부, 당원자격심사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전씨는 지난달 8일 온라인으로 국민의힘 입당을 신청했고, 다음날 국민의힘 서울시당이 이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전 비상대책위원장인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불법 계엄 단절이 보수 재건의 전제인데도 이를 호들갑으로 치부한다면 당의 미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선 패배 후 우리 당이 어떤 자정작용을 해냈나”라며 “당에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다. 당 개혁이 늦어지면 국민 외면만 더 커질 것”이라고 촉구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전한길 강사가 이렇게 우리 당의 당원으로 들어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친한(동훈)계인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도 SBS라디오에서 “지금이라도 당원 자격 심사를 하면 되고, (출당이나 탈당 등의) 방법을 찾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지난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한길을 품는 자가 당 대표가 된다”며 다음달 22일 예정된 전당대회에 자신을 따르는 극우 세력의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전씨는 최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주도의 ‘리셋코리아 국민운동본부’ 발대식에 자리하는가 하면,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2340 청년들에게 듣는다, 국민의힘에 새로운 길이 있는가’란 주제의 세미나에 참석하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씨는 이날 윤 전 대통령 구속적부심사가 열린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개최된 윤 전 대통령 지지자 집회에서 “한동훈과 김용태가 빨리 전한길을 내보내라는데, 보수 우파의 진짜 주인이 한동훈이냐, 전한길이냐”며 “우리가 국민의힘을 차지해야 한다. 수만 명 당원이 뭉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후보를 당 대표로 선출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도 “1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당원으로 가입돼 있다”며 “당 대표 선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