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 중 11명 "이달 금리 인상"[금통위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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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반도체 호황으로 경제성장률 개선이 예상되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이미 다음 기준금리 인상 시점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일시적으로 1500원 밑으로 내려간 환율의 향방과 반도체 수출, 유가 안정 여부 등이 다음 금리 인상 시점의 변수가 될 것으로 손꼽았다.

◇7월 0.25%포인트 인상 ‘기정사실’

12일 이데일리가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투자은행(IB) 연구원 등 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11명은 한은이 오는 1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결을 예상한 전문가는 1명에 그쳤다. 금리 인상을 전망한 11명 가운데 10명은 금통위원 전원이 인상에 동의하는 만장일치를 예상했다.

전망대로라면 한은은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긴축 기조로 돌아서게 된다.

전문가들이 금리 인상을 전망한 배경은 크게 4가지다. 3%대 물가가 두 달 연속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수출 호조로 성장률 전망이 잇따라 높아졌고 환율은 1500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확대 등 금융 안정 우려까지 겹치며 한은이 더이상 금리 인상을 미루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란 전쟁 이후 높아진 유가로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물가 견제가 필요하다”며 “성장과 금융안정, 환율 등 주변 여건도 일제히 금리 인상이 필요한 상황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했지만 8월까지 3%대의 높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성장률 추가 상향과 원화 약세, 수도권 부동산시장 과열에 대한 경계도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7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 및 전망
7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 및 전망

◇‘연내 한 차례 더’…연말 금리 3.00% 전망

전문가들은 한은의 다음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10월로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은이 물가 안정 의지를 보다 강하게 드러낼 경우 8월 연속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에 따라 연말 기준금리는 연 3.0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환율 역시 변수다. 하이닉스의 주식예탁증서(ADR) 발행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전환 등에 최근 1500원 밑으로 내려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인상 이후에도 높은 환율과 물가 성장률 상향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봐, 한은이 정책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8월 연속 인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10월 전망이 우세한 것은 한은이 7월과 8월 연속으로 금리를 올리기보다 한 차례 인상 효과를 점검한 뒤, 분기당 0.25%포인트 수준의 점진적인 긴축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물가와 성장 여건을 고려하면 분기에 한 차례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5월 금통위 점도표가 연내 두 차례 인상을 시사한 만큼 다음 인상은 10월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안팎에서 안정돼 공급 측 물가 충격이 제한적이고, 환율도 달러 수급 여건 개선으로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8월 연속 인상보다 시장의 예상 범위에 맞춘 10월 인상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 지속 여부 따라 최종금리 전망 엇갈려

이번 금통위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핵심은 향후 금리 인상 속도와 최종금리 수준이다. 7월 금통위에서는 수정 경제전망이 발표되지 않는 만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과 신 총재의 기자간담회에서 8월 연속 인상 가능성이나 긴축 사이클의 종착점에 관한 단서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김진욱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올해 7월과 10월, 내년 1월과 4월 각각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해 최종금리가 3.5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정책적으로는 올해 하반기에 금리 인상을 앞당기는 것이 적절할 수 있지만, 한은은 시장 충격 등을 고려해 분기당 0.25%포인트의 점진적인 인상 경로를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물가보다 금융안정에 무게를 두면서 올해 10월과 내년 1월 추가 인상에 나서며 최종 금리는 3.25%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성장률이 2% 수준의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환율과 주택시장이 향후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의 최종 금리 전망이 엇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호황의 지속 여부다. 반도체 수출 증가가 내수와 임금, 물가로 확산한다면 한은이 금리를 3.50%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지만, 반도체 경기가 내년에 꺾이거나 수출 호조가 내수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인상 사이클이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지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에 따라 세수와 재정지출, 투자와 소비가 모두 달라지고 궁극적으로 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내년 말 기준금리가 이전 고점인 3.5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정용택 연구원은 반도체 경기가 올해를 고점으로 내년 하강 국면에 진입할 경우 내년 상반기 말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돼 연말 기준금리가 2.50%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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