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아들, 술 취해 잠든 父 살해 "어릴 적 버림받아"[용형5][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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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캐스트 E채널

왜곡된 가족 관계가 결국 비극적인 사건들의 씨앗이 됐다.

지난 12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5'(연출 이지선) 12회에는 양주경찰서 치안정보과 김정희 경정과 과학수사대(KCSI) 윤외출 전 경무관, 김진수 경감이 출연해 수사 일지를 공개했다.

이날 소개된 첫 번째 사건은 어느 날 저녁, "밭에서 어떤 여자가 기어 나와서 살려달라고 한다. 농약을 마셨다고 하는데 숨 넘어갈 것 같다"는 다급한 신고로 시작됐다. 여성은 입에 거품을 무는 등 심각한 상태였으며, 남편이 농약을 마시지 않으면 돌로 죽이겠다고 위협했고, 억지로 유서까지 쓰게 했다고 말했다. 농약은 마시는 척만 하려고 했는데 어쩌다 삼켜버렸다는 것이다.

유서에는 남편과 이혼한 뒤 다른 남성과 동거했고 새로운 삶이 힘들어 극단적 선택을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으며, 여성은 병원으로 이송된 당일 결국 숨졌다. 현장에서는 제초제 빈 병과 종이컵이 발견됐다.

사망한 여성은 40대 중반으로, 유서와 달리 등본상 가족 관계에 결혼한 지 20년이 넘은 남편과 자녀가 있었다. 사망하기 이틀 전 주소지를 이전한 상태였다. 남편 김 씨(가명)는 아내의 사망 소식에도 크게 놀라지 않았다. 3년째 연락하지 않았고 경찰서에 올 때 자신이 만나는 사람이라며 한 여성과 동행하기도 했다.

피해자가 옮긴 주소지를 찾아가자 남성과 아이가 거주하고 있었다. 그 남성은 피해자가 전처와 낳은 아이에게도 잘해주는 착하고 고마운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남편에게 오랫동안 폭행을 당해온 것 같다고 했다. 그곳에서 오랜 기간 작성된 일기장이 발견됐고, 그 안에는 남편의 지속적인 폭행과 감금, 심각한 의처증에 시달려왔다는 내용이 상세히 기록돼 있었다. 남편이 목욕탕과 마트 가는 것까지 따라다니며 감시를 했고, 이웃집 남자와 인사만 해도 때렸다는 내용이었다.


/사진=티캐스트 E채널

수사 결과 김 씨의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는 사건 전날과 당일 모두 피해자 거주지 인근에서 확인됐다. 또한 사건 당일 농약을 구매하는 모습도 CCTV를 통해 포착됐다. 당시 김 씨와 피해자는 물론 내연녀도 함께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처음에는 거짓말을 했던 내연녀는 아침에 집 앞에서 피해자를 차에 태운 사실을 인정했다. 주변 탐문 결과 내연녀 역시 김 씨한테 오랫동안 폭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수시로 피해자의 등본을 발급받아 주소지를 확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가 구조를 요청했던 밭 인근에 김 씨가 있었던 기지국 위치까지 확보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김 씨는 '위력승낙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재판 과정에서도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렸던 김 씨는 건강 상태와 성장 환경 등을 이유로 선처를 호소했지만, 항소와 상고 모두 기각됐다.

이어 KCSI가 소개한 사건은 형사들이 범인의 범행 동기를 파악하고 추가 범행 가능성까지 우려하며 긴박하게 수사를 벌였던 사건이다. 사건은 중년 남성 3명이 동료의 무단결근을 걱정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혼자 살던 40대 후반 남성이 이틀째 출근하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자 경찰이 주택을 확인했고, 집 안에서 숨져 있는 피해자를 발견했다.

당시 집 안은 보일러가 계속 가동되고 있어 부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안방에는 다량의 혈흔이 남아 있었고, 피해자는 머리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범인은 집 안 서랍과 장롱 등을 뒤진 것으로 보였고, 지갑 안에 내용물도 없었다. 현장을 분석한 결과 외부 침입 범죄로 위장하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 부검 결과 피해자는 둔기에 맞아 두개골이 함몰됐고, 뇌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도구는 쇠파이프로 추정됐다.

피해자는 10년 전 이혼과 재혼을 했는데, 재혼한 아내는 1년 전 피해자의 통장에서 돈을 인출한 뒤 가출한 상태였다. 피해자가 재결합을 요구했지만 재혼한 아내가 이를 거절한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이혼한 전처와의 갈등도 확인됐다. 전처에게 확인해 보니 피해자와 둘 사이에 낳은 아들 때문에 문제가 많았다고 했다. 유족에 따르면 사건 발생 열흘 전, 아들이 복면을 쓰고 쇠파이프까지 손에 쥔 상태로 찾아온 적이 있다고 했다. 당시 아들은 19살이었는데, 어린 시절 부부 사이가 멀어지면서 보육원에 맡겨졌고, 이후 할머니가 키웠지만 다시 보육원에 보내진 것으로 확인됐다.

어머니까지 연쇄 범행의 대상이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형사들은 전처 주변을 잠복해 지키면서 아들의 위치를 탐문했고, 게임 접속 기록을 통해 한 PC방에서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아들은 범행 사실을 인정했지만 살인을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아버지가 술에 취해 잠들어 있길래 집 안을 뒤지다 마땅한 금품을 찾지 못하자 밖으로 나간 뒤 오토바이의 받침대를 뽑아와 살해했다고 털어놨다.

조사 과정에서 그는 아버지에게 버림받았다고 느꼈던 상처를 털어놓으며 눈물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 과정에서 성인이 된 아들은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안정환은 "마음을 잡고 살아야지"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고, 윤두준 또한 "아버지의 목숨을 빼앗는다고 해서 그동안의 시간을 보상받는 게 아니지 않나"라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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