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안에 디저트 드려요"…배달도 피 튀기는 할인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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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하락)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업종 중 하나는 배달 시장이다. 소비자가 지갑을 잘 열지 않는 가운데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이 지난 2월 배달앱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후 기존 강자인 메이퇀, 어러머와의 경쟁이 격해지면서 손해를 감수하는 ‘원가 이하 판매’마저 고착화할 조짐이다.

후발주자인 징둥은 자사 플랫폼에 입점할 업체를 모집하면서 배달 플랫폼의 양대 축인 가맹점과 소비자를 동시에 붙잡기 위해 1년간 총 100억위안의 보조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자사 플랫폼에 입점하는 업체에 한해 첫해 연간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이후에 발생하는 수수료도 경쟁사보다 저렴하게 책정했다.

소비자에게는 상시 가격 인하는 물론이고 최대 20위안의 식사 쿠폰을 무차별적으로 뿌렸다. 이 같은 물량 공세에 징둥은 시장 진출 약 4개월 만인 올 6월 하루 주문량 2500만 건을 돌파했다. 전체 시장 점유율은 단숨에 31%로 뛰어올랐다.

메이퇀과 어러머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메이퇀은 단돈 1위안으로 점심 디저트를 제공하는 특별 이벤트를 했다. 어러머는 모기업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와 연계해 수시로 할인 쿠폰을 지급했다. 여기에 5위안 안팎의 배달 수수료조차 플랫폼에서 대신 부담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확보에 열을 올렸다.

경쟁의 최대 피해 업종은 단연 커피·음료였다. 원가 이하 판매가 일상화하면서 매장에서 직접 구매할 때보다 배달 주문이 오히려 싼 상황이 벌어졌다. 징둥에서 중국 토종 브랜드인 코티커피의 아메리카노는 5.9위안(약 11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일부 음료 가격은 1.68위안까지 떨어졌다. 중국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루이싱커피도 주력 음료를 5.9위안에 팔고 있다.

이렇다 보니 배달 음식점은 배달 건수 증가에도 수익성 악화로 시름하고 있다. 주문량은 늘었지만 건당 수익이 줄고 주문량 처리를 위해 직원을 늘려야 해 인건비 부담만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부 플랫폼에선 배달 음식점과 보조금 분담 비율을 최대 3 대 7까지 요구해 영세 상인을 중심으로 영업 지속이 어렵다는 하소연이 넘쳐난다. 스타벅스가 중국 시장에 진출한 지 25년 만에 처음으로 음료 가격을 인하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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