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하고 폭주
美·이스라엘 선박 통과 전면 금지
국제법 무시한 눈덩이 통행료 구상
묶인 선박 3200여척, 법안 통과땐
글로벌 물류 대란 불가피할 듯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 중인 이란이 지나가는 선박을 대상으로 막대한 ‘통행료’ 징수를 계획하고 있다. 해협에 발 묶인 대기 선박만 3000여척에 달한 상황에서 징수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물류 대란과 유가 폭등은 불가피하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란 의회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외국 선박들로부터 ‘전쟁 비용 보전’과 ‘안보 유지 비용’ 명목으로 선박 1회 통행당 약 200만달러(한화 약 30억원)의 요금을 징수하는 법안 마련에 착수했다.
현재 걸프 해역에 발이 묶인 선박은 약 3200척으로 파악된다. 이란의 통행료 징수 구상이 원안대로 강행될 경우 이란은 약 64억달러(약 10조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수입을 얻게 된다. 사에드 라흐마트자데 이란 의원은 이같은 조치가 수에즈 운하나 파나마 운하의 통행료 부과와 동일한 이란의 “주권적 권리”라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는 철저한 ‘편 가르기’를 동반하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4일 인도 매체와 인터뷰에서 “침략 행위와 무관한 국가들은 이란 당국과 조율을 거쳐 통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을 공격한 미국과 이스라엘, 그 동맹국 선박 통행은 원천 차단한다는 의미다. 반면 중국이나 인도 등 비적대적 국가 선박들은 통행료 지불을 조건으로 길을 열어주겠다는 의미다.
국제사회는 이란의 통행료 징수 방침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 제26조와 제44조에 따르면 국제 항행에 이용되는 해협에서는 모든 선박에 통과 통행권이 보장되며, 단순 통과에 대해서는 통행료를 부과할 수 없다. 비용 청구는 외국 선박을 위해 제공된 특정 서비스의 대가로만 제한된다.
그러나 이란은 해당 협약에 서명만 했을 뿐 비준하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워 국제법 적용을 피하고 있다. 이란 당국은 이번 통행료 징수가 안보 서비스 제공에 대한 정당한 대가라는 억지 주장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최대 압박’ 정책에 대응해 이란 의회에 유사한 통행료 징수 법안이 제출된 바 있으나 실제 통과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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