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국내 체류 외국인 250만 명 시대가 열리면서 이들이 내수 관광 시장의 새로운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급부상하고 있다. 주한 외국인 10명 중 7명이 국내 여행을 즐기고 있으며, 1인당 평균 지출액은 내국인을 상회하는 26만 원대를 기록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한 외국인 관광시장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약 5%를 차지하는 258만 명의 체류 외국인을 독립적인 관광 수요층으로 규정하고 정밀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한 외국인의 관광 소비는 예상보다 훨씬 공격적이었다. 지난 1년간(2024년 11월~2025년 10월) 이들의 당일 여행 경험률은 69.1%, 숙박 여행은 58.8%에 달했다. 연간 횟수로 환산하면 총 5.7회 가량 국내 곳곳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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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이들의 여행 방식이다. 응답자의 93.8%가 패키지가 아닌 개별 여행(FIT)을 선택했다. 스스로 정보를 찾고 예약하는 ‘자기주도형’ 성향이 뚜렷하다는 방증이다. 이는 관광 업계에 다국어 예약 시스템 및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는 비즈니스적 시사점을 던진다. 주로 ‘자연·풍경 감상(85.7%)’과 ‘음식(64.2%)’에 지갑을 열었으며, 1인당 평균 여행 경비는 26만 6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반 내국인 관광객의 평균 지출액을 웃도는 수준으로, 이들이 내수 경기 부양의 실질적인 동력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체류 자격별 소비 패턴은 선명하게 갈렸다. 고소득군인 ‘전문 취업자’는 숙박 여행 경험률(74.0%)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하며 시장의 ‘VVIP’ 역할을 했다. 반면 ‘유학생’은 기동력을 바탕으로 당일 여행(79.1%)을 가장 활발히 즐기는 ‘활력소’였다.
방문 지역도 목적에 따라 대비를 보였다. 당일 여행은 경기(36.0%), 서울(30.8%) 등 수도권에 집중됐으나, 숙박 여행은 강원(27.7%), 부산(27.4%), 제주(20.8%) 등 비수도권으로의 분산 효과가 컸다. 이는 체류 외국인 관광 활성화가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할 ‘생활인구’ 유입의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유통업계와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이들의 이동 경로를 따라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한 외국인은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한국 관광의 ‘국가 대표 앰버서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응답자의 66.3%는 본국의 가족이나 친구를 한국으로 초청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본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방한 관광객을 직접 유치하는 ‘VFR(연고 방문 관광)’의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들이 실제 초청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여전히 존재하는 언어 장벽과 외국인 친화적이지 않은 디지털 결제, 인증 인프라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김성은 한국관광공사 관광AI데이터실장은 “주한 외국인은 거대한 내수 시장인 동시에 전 세계에 한국의 매력을 알리는 가장 강력한 접점”이라며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체류 외국인 맞춤형 콘텐츠를 개발하고 마케팅 고도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11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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