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최근 국내 증권가에서 2차전지주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2년 가까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배터리 관련 주식들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31일 이데일리 유튜브 증권 채널 주톡피아에서는 최근 한 달 사이 30~50%, 일부는 100% 가까이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2차전지주 상승 이유와 향후 전망을 짚어봤다.
10월 한 달간(1~31일) 에코프로(086520)는 85.46%, 엘앤에프(066970)는 64.33%, 삼성SDI(006400)는 57.0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증시 주도주인 반도체 대장주 SK하이닉스(000660)(60.86%)나 삼성전자(005930)(28.13%)와 비교해도 우수한 성과다.
이번 상승세의 핵심에는 ESS(에너지 저장 장치)가 있다. ESS는 전력을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으로, 일종의 ‘전력 은행’ 역할을 한다. 신재생 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최근 폭증하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ESS가 급부상한 직접적 계기는 지난 13일 엔비디아의 ‘OCP(오픈 컴퓨트 프로젝트) 써밋’ 발표였다. 엔비디아는 발전원과 관계없이 ESS 설치를 통해 부하 변동성을 낮추고 과잉투자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AI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400V에서 800V 직류(DC) 전력 아키텍처로의 전환과 함께 ESS 도입을 제시했다. 이는 에너지 저장을 통해 전력 인프라 투자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장 배터리주는 전기차 시장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지만, ESS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생기면서 2차전지 산업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개별 기업의 ESS 사업 경쟁력과 실적 기여 시점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현재 ESS 시장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주로 사용해 중국 기업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하지만 탈중국 정책과 중국산 ESS에 대한 관세 부과로 북미를 중심으로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열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 용도로 전환 중이다. ESS 수주 잔고는 2분기 말 50기가와트시(GWh)에서 3분기 말 120GWh로 한 분기 만에 140% 증가했다. 2028년 기준 북미 ESS 배터리 수요 전망치도 기존 110GWh에서 150GWh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SDI는 최근 1차 국책사업(1조원 규모)의 약 80%를 수주하며 ESS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의 생산라인을 개조해 ESS로 전환 중이며, 미국 ESS 배터리 캐파는 2026년 말 기준 18GW에서 30GW로 상향될 전망이다.
에코프로그룹은 삼성SDI와의 ESS 사업 확대로 수혜가 예상된다.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의 국책사업에 NCA 양극재 약 3000톤을 공급할 예정이며, 스타플러스에너지 관련 물량으로 연간 약 8000톤을 출하할 것으로 추정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SK온이 플랫아이언과 2030년까지 최대 6.2GWh 규모의 ESS 우선협상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다수 고객들과 최대 10GWh 이상 규모의 ESS 공급계약을 논의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주톡피아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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