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진 세무법인 상승 이사·박민수 더스마트컴퍼니 대표
유예됐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부활한다.
같은 집을 같은 가격에 팔아도 세금은 두 배로 불어나고, 보유만 하고 있어도 종합부동산세가 배로 뛸 수 있다.
자산가들 머릿속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는가, 아니면 명의를 쪼개야 하는가, 그도 아니면 법인으로 갈아타야 하는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최고의 세무 전문가가 명쾌한 대응책을 내놓았다.
매일경제 플러스는 국세청 출신으로 세무법인 상승에서 고액 자산가 자문을 맡고 있는 김범진 이사와 더스마트컴퍼니 박민수 대표가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머니쇼에서 공개한 실제 추징 사례와 절세 가이드를 정리했다.
분양권 한 장에 깨진 비과세
강연 초반, 김 이사가 최근 겪었다는 상담 사례가 강연장의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사연은 이렇다.
한 고객이 일시적 2주택 양도세 비과세로 신고를 의뢰했다. 종전 주택을 보유하다 1년 이후 대체 주택을 사고, 대체 주택 취득일로부터 3년 내에 종전 주택을 팔면 비과세가 적용되는 규정이다. 4개월 동안 충분히 상담했고, 1월 2일 잔금을 치른 뒤 3월 말 신고도 마쳤다.
그런데 4월 중순, 세무서에서 전화가 왔다. “비과세 사유를 소명해 달라”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고객이 작년 12월 15일에 세무사에게 알리지 않고 분양권 계약을 한 것이 문제였다.
현 세법상 분양권은 주택 수에 포함된다. 일시적 2주택자였던 고객이 분양권 취득과 동시에 3주택자가 돼버린 것이다. 비과세는 부인됐고, 세액은 3억 원에 달했다.
잘못된 판단과 오해도 있었다.
분양 계약을 12월 15일에 했지만 계약금 3차분 지급일은 이듬해 1월 15일이었다.
고객은 ‘계약금 완납일’이 분양권 취득일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국세청 유권해석은 명확하다. 분양권 취득일은 계약일이지 계약금 완납일이 아니다. 김 이사는 “잔금일까지 어떤 변화든 생기면 반드시 세무사에게 공유하고 의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같은 분양권 계약을 종전 주택 잔금일인 1월 2일 이후 체결했다면, 양도 시점엔 여전히 2주택자로, 비과세는 그대로 유지됐을 것이라는 것이다. 보름 남짓의 차이가 3억 원의 세금을 가른 셈이다.
양도세 두 배, 진짜 무서운 건 따로 있다
김 이사는 잠실 리센츠(10년 이상 보유, 양도가액 33억, 매입가 9억) 사례로 세금을 시뮬레이션했다.
일반과세 시 양도세는 약 8억 7000만 원이지만, 2주택 중과로 가면 17억 원대로 뛴다.
거의 두 배다. 3주택 중과면 2.2배에 달한다.
김 이사는 “세율 20% 가산보다도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가 더 무섭다”고 지적했다.
일반과세에서는 장특공으로 4억 7000만 원이 공제되는데, 중과 시에는 이게 통째로 사라져 그대로 과세표준에 반영된다.
지방세 포함 70%가 넘는 한계세율로 그 4억 7000만 원이 그대로 세금이 되는 셈이다.
양도세 최고세율 45%에 30%포인트가 가산되면 75%, 지방소득세까지 붙으면 82.5%까지 갈 수 있다.
자동말소 임대주택, 무조건 중과 배제 아니다
흔한 오해 하나도 짚었다.
임대주택이 자진말소·자동말소되면 무조건 중과에서 빠진다고 믿는 사람이 많지만, ‘직권말소’는 다르다.
빌라가 추징(추가 납부 세액 발생)으로 직권말소된 경우는 자진·자동말소와 동일한 혜택을 받지 못한다.
또 자진말소는 1년 이내 양도, 자동말소는 양도기한 제한이 없는데, 김 이사는 “자동말소도 향후 2년 정도 유예기간이 부여되는 방향으로 손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5% 임대료 증액 제한 위반도 사고가 잦은 영역이다.
2400원을 더 올렸다가 요건이 깨진 사례, 5%를 피하려고 관리비를 올렸다가 다른 호수와 비교돼 문제가 된 사례도 언급됐다.
김 이사는 “국세청에서 연락이 오면 직접 대응하지 말고 대리인을 통해 자료 제출을 신중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26년 종부세, 잠실+고덕 사례에서 10배 폭등
이날 두 전문가는 올해 종부세는 법 개정 없이도 폭등이 예고된다고 짚었다.
두 가지 요인이다.
첫째, 26년 공시가격이 서울 평균 18%, 강남3구는 24~25%, 성동구는 29% 올랐다.
둘째, 작년 10월 조정대상지역이 대거 재지정되면서, 그동안 합산배제됐던 임대주택이 다시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됐다.
이날 김 이사가 발표 자료에서 제시한 시뮬레이션은 충격적이다.
잠실 엘스(거주)와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등록임대)를 보유한 사례에서 종부세는 25년 약 107만 원에서 26년 1100만 원으로 약 10배 뛴다.
고덕이 작년에는 비조정지역이라 합산배제됐지만, 올해는 조정지역이 돼 과세표준에 그대로 들어간 결과다.
다만 김 이사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은 6월 1일 과세 기준일 전까지 입법 예고 기간을 고려하면 올해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고 봤다. 문제는 내년이다.
추가 매수는 ‘공동명의’가 답
1주택자에 대해 김 이사는 “공시가격 인상 외에는 종부세 인상 요인이 거의 없다”고 했다.
장기보유 세액공제와 고령자 세액공제도 있어 큰 부담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새로 고가 주택을 추가 취득할 계획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종부세 공제는 1세대 1주택자 12억, 인별로는 9억이다. 혼자서 12억 공제받기보다 부부 공동명의로 9억+9억=18억을 공제받는 게 훨씬 유리하다.
다만 이미 단독명의로 산 뒤 뒤늦게 증여하면 취득세가 만만치 않다. 고가 주택은 중과세율이 아니어도 3.5%, 국민주택규모 초과면 더 올라간다.
김 이사는 “그럴 바엔 팔고 새로 사면서 처음부터 공동명의로 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무이자 차입’ 가족법인의 위력
강연 후반부의 핵심은 가족법인이었다.
자녀가 자금이 부족할 때 부모 자금을 활용하는데, 개인 차원에서 빌리면 문제가 생긴다.
비영업대금의 이익은 최소 27.5% 원천세에, 종합과세되면 49.5%까지 올라간다. 부모 입장에선 자식 주머니에서 돈 빼서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내는 셈이다.
여기서 가족법인이 등장한다.
법인에 빌려주면 채권자-채무자 관계가 부모-법인이 된다.
세법상 ‘금전 무상대차의 증여이익’ 규정이 개인은 4.6%로 1000만 원 기준이지만, 법인은 1억 기준이 적용된다. 무이자 한도가 10배인 셈이다.
가령 자녀 지분율이 100%면 21억 7000만 원, 자녀 지분율이 10%면 한도가 더 커져 210억까지 가능한 구조다.
이자를 안 받아도 법인은 이익이 늘어 자동 과세되니 문제없고, 부모도 종합소득에 잡히지 않는다.
법인에 쌓이는 이익은 결국 주주인 자녀의 자산이 된다. 부모가 빌려준 21억은 가수금으로 추후 세금 없이 회수 가능하고, 도중에 부모가 사망하면 채권으로 잡혀 상속재산이 된다.
법인 자금 인출은 ‘급여 → 퇴직금 → 배당’ 순서
법인 돈을 함부로 가져오면 가지급금 인정이자나 상여 처분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합법적 인출 순서가 중요하다. 먼저 적정 수준의 급여를 빼고, 급여가 쌓이며 퇴직금이 누적되면 그걸로 빼고, 그래도 부족하면 배당으로 가져오는 방식이다. 김 이사는 “월 500만 원 정도가 심리적 적정선”이라고 말했다.
가족법인의 단점도 있다.
성실신고확인 대상이라 세무회계 비용이 늘고, 부동산 취득세는 4.6%~9.4%까지 중과될 수 있다. 취득세 중과를 어떻게 피할 것인지가 처음 설계의 핵심이다.
감정평가 사업, 기준시가 15억이 분기점
마지막으로 다룬 것이 국세청의 감정평가 사업이다.
2019년부터 비주거용 부동산을 대상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감정가액과 기준시가 차이가 크면 직권 감정으로 추가 과세하는 제도다.
김 이사에 따르면 기준시가 15억 원 이상이면 감정평가 대상이라고 봐야 한다.
여기서 실용적 팁이 나왔다.
기준시가 15억은 연접 부동산이면 합산해 판단한다.
즉, A필지·B필지를 동시에 증여하면 합산 15억이 넘어 감정평가 대상이 되지만, A는 올해, B는 내년에 나누어 증여하면 각 가액이 낮아져 감정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증여세 자체는 합산 과세돼 차이가 없지만, 감정 리스크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두 전문가는 5월 9일 이후 부동산 시장을 “얼음땡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거래는 줄지만, 한강벨트·강남3구·인기 지역의 신고가 거래만 산발적으로 이뤄지며 초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주택자는 비교적 안전하지만, 다주택자나 추가 매수를 고려하는 자산가들에겐 명의 분산, 가족법인, 보유세 경비처리 같은 정교한 절세 설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의미로 읽힌다.
<플러스 포인트>
▶양도세 중과 부활로 다주택자 세 부담은 2~2.2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 무서운 건 세율 20%·30% 가산보다 장특공 전면 배제다.
▶2026년 종부세는 법 개정 없이도 폭등이 예고된다. 공시가격 상승과 조정대상지역 재지정에 따른 임대주택 합산배제 배제가 겹쳐서다.
▶가족법인은 부모 자금을 자녀 지분율 100% 기준 21억 7000만 원까지 무이자 차입할 수 있는 합법적 통로가 될 수 있다. 다만 취득세 중과와 성실신고 부담은 사전 설계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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