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만에 34만명 몰렸다…2040 향수 자극한 '타임머신'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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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메이플스토리.

넥슨 메이플스토리.

넥슨의 창작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에서 이른바 '옛날 메이플스토리'를 구현한 클래식 월드들이 다시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데 성공하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 메이플스토리를 경험한 20~40대 이용자들이 '빅뱅(게임 구조를 대폭 바꾼 대규모 개편)' 이전의 추억에 반응하면서다. 느린 성장, 불편한 이동, 파티 중심 사냥 등 최신 게임 문법과는 거리가 먼 요소들이 오히려 차별화된 콘텐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주 만에 34만명…'원조' 메이플랜드 추격

사진=메이플스토리 월드 '메이플플래닛' 캡처

사진=메이플스토리 월드 '메이플플래닛' 캡처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픈베타테스트(OBT)를 시작한 '메이플플래닛'은 출시 약 2주 만에 메이플스토리 월드 내 대표 클래식 월드인 '메이플랜드'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월드 공식 페이지 기준 메이플플래닛의 총 플레이어 수는 이날 기준 34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메이플랜드는 같은 기준 총 플레이어 240만명을 기록 중이다.

업계와 이용자 커뮤니티에선 메이플플래닛의 동시접속자 수가 전날 한때 최대 7만명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출시 첫날에도 2만~3만명 안팎의 이용자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집계가 공개된 수치는 아니지만, 메이플스토리 월드에서 클래식 RPG 월드가 단기간에 이 정도 관심을 받은 것은 메이플랜드 이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메이플플래닛 개발진도 이용자 급증에 맞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최근 패치노트에서 "최근 지속적인 동시접속자 증가로 쾌적한 플레이를 위한 최적화 작업이 상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패치에서 월드 서버와 네트워크 통신 서버 최적화 작업도 진행했다. 경매장 시스템 개선 등 유저 불편 피드백도 고속으로 이뤄지고 있다.

옛날 메이플의 빠른 확산에는 방송 플랫폼의 영향도 컸다. 기존 메이플랜드 때도 방송인뿐 아니라 원작 메이플스토리 스트리머, 종합게임 방송인까지 잇달아 플레이하면서 초반 유입에 속도를 붙였다. 최근 유튜브에서 세글자, 팡이요, 괴물쥐 등 대형 스트리머들의 메이플플래닛 플레이 영상 조회수는 수백만회에 달한다.

4배 성장 vs 원작 감성…같은 '옛날 메이플' 다른 승부수

사진=메이플스토리 월드 '메이플랜드' 캡처

사진=메이플스토리 월드 '메이플랜드' 캡처

두 월드 모두 '옛날 메이플'을 내세우지만 전략은 많이 다르다. 메이플플래닛은 빠른 성장과 편의성을 선택했다. 공식 OBT 안내에 따르면 경험치와 아이템 드롭률은 각각 300% 증가, 메소 획득량은 100% 증가가 상시 적용된다. 이용자들이 말하는 '경험치 4배·드롭률 4배·메소 2배' 구조다. 여기에 원작 초창기에는 없던 경매장 시스템, 아이템 잠재능력 재설정을 위한 큐브(확률형 아이템) 등도 구현했다.

반면 메이플랜드는 원작 재현에 무게를 둔다. 2010년 빅뱅 업데이트 이전 메이플스토리의 감각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핵심이다. 빠른 이동과 자동화된 매칭에 익숙한 요즘 게임과 달리, 사냥터를 직접 찾아가고 게임 채팅창이나 디스코드 등에서 파티원을 모으며 시간을 들여 레벨을 올리는 구조를 유지한다. 불편함을 줄이기보다 당시 이용자 경험을 되살리는 쪽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콘텐츠 구성도 차이가 있다. 메이플플래닛은 OBT 단계에서 모험가 직업군과 노말 자쿰, 노말 혼테일, 노말 핑크빈, 월묘의 떡·첫 번째 동행·차원의 균열 등 파티 퀘스트를 열었다. 향후 신규 직업군과 콘텐츠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메이플랜드는 별도 코드베이스로 새로 제작 중인 '메이플랜드 2.0' 테스트를 추진하고 있다. 개발진은 2.0을 통해 원작에 가까운 환경 확보, 성능 개선, 보안 위협 대응, 개발 속도 개선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빠른 게임에 지친 3040…'느림'이 통했다

사진=넥슨

사진=넥슨

흥미로운 점은 두 월드 모두 최신 MMORPG의 사실상 반대편에 서 있다는 것. 메이플플래닛이 4배 배율을 적용했지만, 요즘 모바일·PC MMORPG와 비교하면 성장 속도는 여전히 느린 편이다. 레벨 하나를 올리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고, 보스 콘텐츠를 즐기려면 길드원이나 파티원과 일정을 맞춰야 한다. 자동사냥이나 즉시 매칭보다 채팅, 거래, 파티 구성이 중요한 구조다.

이 느림이 오히려 경쟁력이 됐다는 평가다. 빠른 성장, 복잡한 과금 구조에 피로감을 느낀 이용자들이 과거 온라인게임의 감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메이플스토리는 2003년 서비스를 시작한 뒤 20년 넘게 이어져온 장수 IP다. 지금의 20~40대 상당수에게 메이플스토리는 학창 시절의 기억과 연결돼 있다. 단순히 게임을 다시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커뮤니티, 사냥터, 채팅 문화까지 함께 소비하는 셈이다.

메이플랜드와 메이플플래닛을 모두 즐긴다는 30대 남성 A씨는 "두 게임 모두 과금 요소가 있지만, 헤비 유저가 아니라면 무과금으로도 충분히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전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클래식 게임 흥행은 단순한 복고 열풍이라기보다 이용자들이 최신 게임의 속도와 과금 피로에서 벗어나려는 현상으로 봐야 한다"며 "메이플스토리 IP의 인지도와 메이플스토리 월드의 제작 생태계가 맞물리면서 예상보다 큰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과제는 서버 안정성과 운영 능력이다. 이용자가 단기간에 몰리는 클래식 서버는 대기열, 접속 장애, 버그, 불법 프로그램 문제에 취약하다. 실제 메이플플래닛은 최근 동시접속자 증가에 대응해 서버와 네트워크 최적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메이플랜드도 패치노트에서 접속자가 몰리면 '월드 오류'나 '규칙 위반' 메시지와 함께 접속이 종료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클래식 서버는 초반 향수 효과가 강하지만 콘텐츠 소모 속도가 빨라지는 순간 이탈도 빠르게 나타난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메이플스토리 월드 안에서 클래식 서버 시장이 생각보다 크다는 점은 이미 입증됐다"며 "다만 이용자들이 추억만으로 오래 머물지는 않는다. 결국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안정적 운영 능력이 장기 흥행을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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