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윈덤챔피언십 최종라운드가 열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세지필드CC, 18번홀(파4) 그린에서 데이비드 톰프슨(미국)은 2.7m 짜리 파 퍼트를 앞두고 기로에 서 있었다. 17번홀까지 성적을 반영한 페덱스컵 랭킹 68위. 70위 안을 지켜야 오는 7일부터 열리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데 이 홀을 파로 마무리해야 순위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의 여신은 톰프슨을 외면했다. 이 퍼트가 홀을 비껴가면서 그의 랭킹은 71위로 내려앉았고, 눈 앞에서 플레이오프 출전 티켓을 잃었다.
PGA투어 정규시즌 마지막 대회인 윈덤챔피언십에서 페덱스컵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희비가 엇갈렸다. 이 대회 성적을 반영해 페덱스컵 랭킹 70위 안에 들어야 1억4000만달러(약 1949억원)가 걸린 '쩐의 전쟁'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톰프슨은 이 대회에서 최종합계 12언더파 268타, 공동 11위를 기록했지만 단 1타 차이로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잃었다. 게리 우들런드(미국)도 사정은 비슷했다. 9언더파 271타, 공동 23위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지만 18번홀에서의 퍼트로 출전권을 날렸다. 2.9m에서 친 파퍼트가 홀을 50cm 비껴가면서 이 홀에서 보기를 범했다. 때문에 최종 페덱스컵 랭킹이 72위로 내려가 아쉬움의 눈물을 삼켜야했다.
이 대회 전까지 70위 밖에 있다가 윈덤 챔피언십으로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따낸 선수는 크리스 커크(미국) 단 한명에 그쳤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공동 5위를 기록하며 페덱스컵 랭킹을 65위로 끌어올려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합류했다. 대회 전까지 딱 70위였던 마티 슈미트(독일)는 16·17·18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낚은 덕분에 70위를 지키며 플레이오프행 마지막 티켓을 지켰다.
이날까지 페덱스컵 랭킹 70위에 든 선수들은 플레이오프 1차전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총상금 2000만달러) 출전을 확보한다. 이 대회에서는 컷이 없기 때문에 최하위만 하더라도 약 4만달러(5000만원)를 받는다.
이번 대회 2라운드까지 2위에 오르며 우승까지 노렸던 임성재는 이날 버디 5개, 보기 4개, 더블보기1개로 1타를 잃어 최종합계 8언더파 272타 공동 27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래도 페덱스컵 랭킹 29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로 플레이오프에 나가게 됐다.
우승은 캐머런 영(미국)이 차지했다. 2022년 PGA투어 신인왕 출신인 그는 93개 대회 출전만에 첫 승을 거두며우승상금 147만6000달러(약 20억5000만 원)를 품에 안았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