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곳 중 1곳 빈 충장로…상인회는 임대료 못 풀고, 동구는 축제에 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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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곳 중 1곳 빈 충장로…상인회는 임대료 못 풀고, 동구는 축제에 치중

매출·공실·유동인구 3대 지표 악화
매출 15.29%↓·공실률 27.28%
침체 원인 임대료 부담 여전히 방치
상인회, 건물주·임차인 사이 조정 못 해
동구, 100억 들이고 일회성 행사 치중

충장로 상권 침체 원인은 이미 임대료·공실 구조 문제로 드러났지만, 상인회는 이를 풀어내지 못했고 동구는 축제·브랜딩 등 가시적 사업에 치우치면서 핵심 처방을 비껴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충장로 일대에 임대 문구가 붙은 점포. [송민섭 기자]

충장로 상권 침체 원인은 이미 임대료·공실 구조 문제로 드러났지만, 상인회는 이를 풀어내지 못했고 동구는 축제·브랜딩 등 가시적 사업에 치우치면서 핵심 처방을 비껴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충장로 일대에 임대 문구가 붙은 점포. [송민섭 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대표 원도심 상권인 충장로가 빈 점포 증가와 매출 부진, 유동인구 감소 속에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상인회는 상권 침체의 핵심으로 꼽히는 공실과 임대료 부담 문제를 붙들고도 건물주와 임차인 사이에서 실질적인 조정 역할을 하지 못했고, 행정 역시 구조 개선보다 축제와 브랜딩, 거리 조성 같은 가시적 사업에 치우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광주특별시 동구의 ‘2025 충장 상권 기초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충장 상권활성화 구역 내 전체 점포는 2155개이며, 이 가운데 영업점포는 1377개, 빈점포는 778개로 집계됐다. 동구가 자체 실시한 공실 실태조사 기준으로는 임대 가능한 매장 2155개 가운데 공실이 588개로, 공실률은 27.28%였다. 상가 유형별 공실률은 중대형상가 13.87%, 집합상가 9.32%, 소형상가 4.09% 순이었다. 충장로 상점가에만 빈점포가 705개 몰려 있는 점도 상권의 취약성을 보여준다.

매출과 유동인구도 함께 꺾였다. 충장 상권활성화 구역 내 월평균 4대 소비 분야 합산 매출은 2022년 27억6275만8000원에서 2023년 27억4853만4000원, 2024년 23억4026만6000원으로 줄어 2년 새 15.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월평균 유동인구도 97만7651명에서 96만574명, 94만1733명으로 3.6% 줄었다. 공실, 매출, 유동인구 등 상권 핵심 지표 3가지가 동시에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동구도 침체 원인을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해당 보고서에는 공실 증가 배경으로 ‘유동인구 감소와 업종 경쟁력 저하, 임대료·관리비’ 같은 고정비 부담을 함께 꼽았다. 2024년 매출 급감 역시 소비·이동 패턴 변화, 온라인과 대형 상업시설로의 소비 이동, 신도심 상권 확장, 도심 오피스 공실과 함께 고정비 부담 누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상권 침체의 구조적 원인을 행정 스스로도 이미 인식하고 있었던 셈이다.

한산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아시아문화음식거리. [연합뉴스]

한산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아시아문화음식거리. [연합뉴스]

그런데 실제 처방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동구가 공개한 충장상권 르네상스 사업 추진현황을 보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개년 예산은 총 100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연도별로는 2022년 11억1000만원, 2023년 33억8900만원, 2024년 21억4500만원, 2025년 19억3988만원, 2026년 14억1612만원이다. 사업별로는 충장라온페스타 18억4900만원, 핵점포 육성 12억2300만원, 상권별 특화거리 조성 8억3700만원, 다같이 공유 플랫폼 운영 8억2700만원, 스마트상권플랫폼 6억2600만원, 골목여행 6억1100만원, 충장마을백화점 4억8800만원, 로컬브랜딩 2억8800만원, 상인역량강화 1억8600만원, 상권활성화분석 7000만원 등이 반영됐다. 2025년까지 실제 집행액만도 85억275만원에 이른다.

집행 내용을 보면 사업의 성격은 더 선명해진다. 라온페스타는 길맥축제와 개막식, ‘8월의 크리스마스’, 코스튬 카니발, 장터, 겨울 점등 행사 등 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됐다. 로컬브랜딩은 네이밍과 캐릭터, 굿즈, 홍보 콘텐츠, 공중파 광고 송출로 이어졌다. 상인역량강화 역시 교육과 워크숍, 명사 초청 강연, 좌담회, 선진지 견학, 동아리 활동 지원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 추진 현황에는 2023년 일본 선진지 견학, 2024년 명사초청 강연과 상권발전 좌담회, 2025년 소상공인 역량강화 포럼과 5개 점포 대상 직접지원이 담겼다. 반면 공실과 임대료 구조를 상시적으로 조정·관리하는 체계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상인회 지원도 운영·시설 보완 쪽에 집중됐다. 충장로 1·2·3가에는 2023년 1187만2000원, 2024년 1220만8000원, 2025년 2700만원, 2026년 1220만8000원 등 시장매니저 지원 명목으로 총 6328만8000원이 투입됐다. 충장로 4·5가에는 상인회관 환경개선 2500만원, 무인정산시스템 구축 1억원, 공영주차장·공중화장실 환경개선 3000만원, 상인회관 벽면방수 3690만원, 시장매니저 지원 등을 포함해 총 2억4618만8000원이 지급됐다. 지원 자체는 적지 않았지만, 공실과 임대료 부담이라는 구조 문제를 직접 풀어내는 성격과는 거리가 있었다.

상인회 조직 규모도 작지 않다. 충장로 1·2·3가 상인회 회원은 114명, 충장로 4·5가를 맡는 사단법인 충장상인회 회원은 227명이다. 그러나 동구는 상인회 운영 관련 행정 협의 또는 보고 자료는 별도로 보유·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상권의 핵심 현안인 공실과 임대료 문제를 놓고 상인회와 행정이 어떤 논의를 했고, 무엇을 조정하려 했는지 보여주는 공식 자료가 사실상 없다는 뜻이다.

충장로에서는 공실이 늘어도 임대료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구조가 고착돼 있었다. 건물주들이 건물값 방어를 이유로 임대료 인하에 소극적인 사이, 신규 상인 유입은 막히고 기존 임차인들은 높은 고정비를 버티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상인회도 건물주와 임차인 사이에서 이런 문제를 풀어내지 못한 채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반값 임대료’ 정책은 전남광주특별시 통합 전 광주시가 지난해 충장로 일대 장기 공실 점포의 임대료를 시세보다 낮춰 신규 상인 입점을 유도하겠다며 추진한 사업이다. 건물주와 협약을 맺어 기존 시세보다 40~50% 낮은 임대료로 상가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동구가 보유한 자료상 협약 참여 건물주는 23명이다. 임대료는 기존 시세 대비 40~50% 인하를 원칙으로 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입점 상인 수와 업종 현황, 계약 유지 현황, 종료 이후 유지 여부는 별도로 보유·관리하는 자료가 없다고 했다. 세부 적용 기준도 없고, 사업 성과 분석 자료나 내부 평가 자료도 광주시 주도 사업이라는 이유로 없다고 답했다. 협약은 있었지만, 실적과 효과를 보여줄 사후 관리 체계도 성과 지표도 없었던 셈이다.

전남광주특별시 동구 충장로3가 일대 조성된 홍콩의 거리. 홍콩의 거리 조감도. [전남광주특별시 동구]

전남광주특별시 동구 충장로3가 일대 조성된 홍콩의 거리. 홍콩의 거리 조감도. [전남광주특별시 동구]

아이러니한 것은 효과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가 전혀 없지 않다는 점이다. 르네상스 추진현황에는 핵점포 육성 사업 과정에서 빈 점포 모집, 점포 소유주와의 상생협약, 임대료 감면 약정 체결, 창업자-빈 점포 매칭 절차가 제시돼 있다. 기초조사서는 홍콩골목이 장기간 공실로 방치된 점포와 골목 공간을 정비해 조성됐고, 현재 4개 점포가 운영 중이라고 적었다. 개장 이후 한 달 기준 이용객은 1만7000여명, 월 매출은 3억2000만원대로 집계됐다. 공실 구간에 대해 임대료를 조정하고 점포를 직접 채우는 방식이 일정한 효과를 보였다면, 그 모델을 상권 전반으로 넓히는 관리 체계가 뒤따라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 상권 관계자들은 “충장로 상권이 무너지는 원인은 이미 드러나 있었지만, 상인회는 임대료와 공실 문제를 둘러싼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못했고 행정은 가시적 사업에 치우쳤다”며 “공실률 27.28%, 빈점포 778개, 월평균 매출 15.29% 감소, 유동인구 3.6% 감소라는 경고음이 누적된 만큼 이제는 이벤트보다 공실과 임대료 구조를 정면으로 다루는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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