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 QCY를 쓰는데 버즈를 살 생각을 했다니"
한 누리꾼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지난 7일 올린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이 같은 댓글을 달았다. 이 의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이제 7년 쓴 노트북과 3년 쓴 무선이어폰을 교체할 때가 됐다"면서 중국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아이템으로 유명한 QCY 무선이어폰 제품을 손에 들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QCY는 인정. 세탁기에 삶아져도 살아있는 강함", "저도 QCY 쓰고 있다", "의원님이 QCY 쓰시는데 내가 뭐라고 에어팟을" 등의 반응을 보였다.
QCY는 국내 시장에서 가성비 무선이어폰으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다. 국내 주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판매량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만~4만원대 제품군을 갖춰 편하게 바꿔가면서 사용하거나 판촉용을 찾는 소비자층을 성공적으로 공략했다는 평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무선이어폰 시장은 QCY 등 가성비 제품을 중심으로 경쟁이 심화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도 보급형 무선이어폰인 '갤럭시 버즈 코어'를 공개하면서 가성비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에서 먼저 갤럭시 버즈 코어를 선보였다. 갤럭시 버즈 코어는 갤럭시 버즈 FE 후속 모델로 가격을 기존 제품보다 대폭 낮춘 보급형 기기다. 인도에선 4999루피, 우리 돈으로 약 8만원에 판매한다. LG전자가 올 초 선보인 10만원대 보급형 무선이어폰 '엑스붐 버즈'보다 가격이 낮다. 다만, 국내 출시 일정이나 판매가는 인도와 다를 수 있다.
소니도 지난 4월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갖춘 10만원대 무선이어폰(WF-C710N)을 출시하면서 보급형 제품군을 2종에서 3종으로 늘렸다.
보급형 모델 수요가 증가한 배경엔 기본적인 성능이 충분이 뒷받침된 영향이 크다는 관측이다. 가격대가 낮은 제품도 노이즈캔슬링 성능이 뛰어나 굳이 비싼 제품을 선택할 유인이 적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은 전날 무선이어폰 제품 10개를 시험한 결과 브리츠(어쿠스틱ANC7)·LG전자(엑스붐 버즈)·QCY(HT08 멜로버즈 프로) 등 중저가형 제품 3종이 음의 왜곡이 적어 상대적으로 우수했다고 평가했다. 샤오미의 레드미 버즈6 라이트도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들 제품은 모두 2만~14만원대에 불과하다.
브리츠·샤오미·LG전자·QCY 등의 제품은 액티브노이즈캔슬링(ANC·능동소음감쇄) 성능에서도 양호한 수준을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은 가성비가 가장 우수한 제품으로 LG전자의 엑스붐 버즈를 꼽았다.
무선이어폰은 크기가 작아 잃어버리거나 쉽게 파손될 위험이 커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갖췄으면서도 저렴한 제품을 자주 바꿔쓰려는 수요가 보급형 제품 구매로 이어지는 셈이다.
소비자원은 "소비자의 주사용 목적에 따라 가격, 외부소음 제거 성능, 통화품질, 재생시간, 제품 무게 등을 종합적으로 꼼꼼히 비교한 후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