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차익 포기합니다"…대출 조이자 마포도 '무피' 속출

1 week ago 5

“계약금 날리긴 싫어”…6.27 규제 이후 마포도 ‘무피’ 분양권
마포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 1~6월 분양권 ‘0건’→7월 ‘7건’ 거래
분양가와 동일한 無프리미엄 거래되기도
도봉·강북 등 무피 이어 마이너스피까지 등장한 가운데
“시세차익 수억이지만 자금마련 길 없어 시장 내놔”

  • 등록 2025-07-24 오전 5:00:40

    수정 2025-07-24 오전 8:04:42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서울 마포구 마포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는 이달 들어서만 분양권이 7건 거래됐는데 이 중 한 건은 프리미엄 없이 분양가와 동일한 가격, ‘무피’로 거래됐다.

이 단지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16억 4700만원~17억 4000만원대로 형성되며 인근 단지 대비 약 3억원 안팎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상황이지만 잔금 대출 등이 막히면서 계약금을 날리기 싫은 당첨자들이 프리미엄을 붙이지 않거나 점차 줄이며 분양권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지난해 7월 청약을 진행했던 이 단지는 일반공급 경쟁률(전용 84㎡ 기준)이 276.3대 1에 달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심지어 대출 규제가 발표되기 전인 올해 1~6월까지 이 단지의 분양권 거래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마포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의 잔금을 치르는 입주일은 2027년 3월이다.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사진=방인권 기자)

6·27 대출규제로 서울에서도 무피와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가 붙은 분양권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입지가 좋은 지역들도 분양권 프리미엄 폭이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23일 부동산업계 및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달 들어 서울에서 거래된 분양권(19건)과 입주권(8건)은 총 27건을 기록했다.

일부 서울 외곽 지역의 경우 무피이거나 심지어 분양권보다 가격이 낮게 팔리는 마피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 엘리프 미아역 2단지 분양권은 이달 들어 전용 59㎡가 무피로 7억 9000만원대로 분양권이 거래됐다. 서울 도봉구 도봉금호어울림리버파크 전용 84㎡는 분양가 대비 4000만원 낮은 8억 5700만원에 분양권이 팔렸다.

6·27 대책 이후 분양을 받은 단지의 잔금을 치를 때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6억원 상한과 소유권이전 전세 대출이 막히다 보니 그 이상의 자금을 마련할 수 없는 당첨자들이 계약금을 날릴까 급한 마음에 웃돈을 포기하고 분양권을 시장에 내놓고 있는 것이다.

입지가 비교적 좋았던 서울 내 단지들도 프리미엄이 점차 줄어드는 양상이다.

최고 경쟁률 494대 1을 기록했던 강변역 센트럴아이파크의 경우 전용 84㎡ 기준 이달 초 13억 3000만원대에 분양권이 거래됐는데, 대출규제가 발표되기 직전 같은 면적이 14억 9000만원대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며칠 사이에 가격이 1억 6000만원 빠진 것이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더샵송파루미스타 전용 99㎡ 분양권은 22억 229만원으로, 분양가와는 2000만원밖에 차이가 나질 않는다.

분양권을 판매하려는 발길은 늘고 있는 반면 분양권을 매수하려는 수요는 빠르게 늘 수 없는 상황이다. 분양권 전매시에도 6억원 상한의 대출규제가 그대로 적용되면서 분양권 거래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진 않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매제한 해제로 공급은 늘고 있지만, 수요자조차 6억원 이상 잔금 대출이 불가능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거래 심리 위축보다는 6.27 대출규제로 인해 실질적 자금 조달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중도금 대출이 막힌 가운데, 잔금 마련이 어려운 계약자들이 웃돈 없이 매도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