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향후 5년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에 2조위안(약 450조9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AI 칩을 비롯한 기술의 80% 이상을 화웨이 등 자국 공급사로 채울 방침이어서 사실상 엔비디아와 AMD 등 미국 기업을 중국 시장에서 밀어내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현지시간)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등 중국 주요 기관들이 전국 단위 컴퓨팅(연산) 허브 망을 구축하기 위한 청사진을 만들고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사업은 AI 칩 등 기술의 80% 이상을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공급사에 의존하는 구조로 짜인다. 외국 기업을 배제하는 만큼 중국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등 국영 통신사들이 데이터센터 운영을 맡아 센터 간 상호 연결까지 담당할 예정이다.
자금은 만기 10년 이상 초장기 특별 국채를 포함한 국채와 전략산업 투자용 국가 기금으로 주로 조달하고, 은행 대출과 민간 자본도 활용할 방침이다. 다만 논의가 초기 단계인 만큼 세부 내용은 바뀔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중국이 올해 발표한 '6개 망'(수로망·신형 전력망·컴퓨팅망·차세대 통신망·도시 지하관망·물류망) 사업의 하나로,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에도 반영돼 있다. 블룸버그는 향후 AI 산업의 발전 토대를 쌓기 위한 중국의 가장 공격적인 시도라고 평가했다.
규모 면에서는 미국에 못 미친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가 올해에만 AI에 책정한 금액은 7250억달러(약 1105조9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블룸버그는 인건비와 부품·건설 비용이 중국이 더 저렴한 데다 2조위안에는 알리바바·텐센트 등 민간기업 투자액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AI 프로젝트와 전력망을 통합하는 사업에는 5조위안(약 1127조2000억원) 이상이 별도로 투자될 수 있다고도 전했다.
찰리 다이 포레스터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통합 컴퓨팅 망이 각지에 흩어진 자원을 모아 기업들의 고성능 컴퓨팅 접근성을 넓히고, AI 모델 업그레이드 속도 향상과 에이전틱AI·피지컬AI 확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 기관과 기업들은 블룸버그의 논평 요청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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