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인천·울산·여수 광양
시민단체·노조 반대 잇따라
"특성 무시한 정부 탁상행정"
일각선 효율성 제고 기대도
정부가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등 4개 항만공사의 통합을 추진하는 가운데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행정 효율성 등을 따지면 통합이 맞다며 찬성하는 목소리도 있어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 등 6개 부산지역 시민단체는 2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항만공사 등 전국 4개 항만공사 통합 논의 즉각 중단, 부산항만공사 자율성 강화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부산항은 세계적인 컨테이너 항만이자 환적 항만이고, 울산항은 에너지·액체화물 중심 항만, 광양항은 철강·컨테이너·배후산업 중심 항만, 인천항은 수도권 관문항으로 각각의 기능과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다"면서 "정부가 공공기관 효율화 논리를 앞세워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항만의 특성과 지역 발전 전략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며 대한민국 항만 경쟁력을 약화하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항만공사 통합이 아니라 항만공사의 자율성과 독립성 확대다. 부산항만공사를 비롯한 각 항만공사가 지역 특성에 맞는 투자와 경영 전략을 자율적으로 수립할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인천항발전협의회 등 16개 단체도 성명을 내고 "항만별 특성과 지역 산업구조, 광역권 경제의 현실을 외면한 항만공사 일괄 통합 논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항만공사의 설립 취지는 중앙 집중형 관리가 아니라 항만별 자율성, 전문성, 현장 대응력 강화에 있다"며 "각자 맡고 있는 기능과 산업적 역할이 분명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천항은 물류·여객·관광 기능을 수행하는 복합 항만이자 수도권과 환황해권을 연결하는 관문항"이라며 "이런 특성을 반영한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운영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성현 전남 광양시장 당선인도 지난 22일 입장문을 내고 항만공사 통합 논의와 관련해 "국가 백년대계를 흔드는 무책임한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당선인은 입장문을 통해 "국가 물류정책은 조직 통폐합이나 비용 절감의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산업 생태계의 영속성, 국가 제조업 경쟁력, 무너져가는 지방을 살리는 균형발전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 출신인 박 당선인은 "지자체, 항만 이용 기업, 현장 노동자, 지역사회의 동의 없는 항만공사 통합 추진을 즉각 중단해 달라"며 "광양시는 여수시, 전남도, 여수광양항만공사는 물론 학계, 업계와 연대해 광양항의 자율성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4개 항만공사 노조위원장들이 해양수산부 청사를 찾아 통합 반대 시위를 열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4개 항만공사 체제가 불필요한 행정 비용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일한 지휘 체계 속에서 인력과 예산 등을 일원화하면 효율적이고, 해외 대형 항만운영사와벌이는 글로벌 경쟁에서 규모의 경제를 갖출 수 있다는 논리다.
지역의 한 항만업계 관계자는 "항만 간 물동량 분산, 연계 전략도 통합 조직이 더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공공기관 기능 개편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부산, 인천, 울산, 여수광양 등 4개 항만공사를 통합해 가칭 '한국항만공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부산 김진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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