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주년 앞둔 SIFA, "포용의 실험 계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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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개막 50주년을 앞둔 싱가포르 국제예술축제SIFA의 페스티벌 디렉터 총쯔첸(Chong Tze Chien)과 만났다. 앞으로 3년간 그는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을까.

총쯔첸(52) 감독은 SIFA와 함께 성장했다. 2001년 당시 싱가포르 예술축제로 알려졌던 SIFA를 위해 싱가포르의 선구적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고(故) 궈파오쿤과 함께 <100 Years in Waiting>을 공동 집필했고, 2003년에는 저명한 현지 극작가 하레쉬 샤르마와 함께 <Revelations>을 집필했다. 20여 년이 지난 후, 그는 2024년 SIFA에서 하레쉬와 다시 만나 <The Prose and The Passion>을 함께 작업했다. 이러한 연속성은 SIFA는 예술적 관계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성장하고 진화하는 곳이며, 창의적 교류를 통해 이루어지는 곳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싱가포르 국제예술축제의 페스티벌 디렉터 총쯔첸 / 사진. © SIFA

싱가포르 국제예술축제의 페스티벌 디렉터 총쯔첸 / 사진. © SIFA

▷ SIFA와 관련한 추억이 있는지.

"처음에는 관객으로서 SIFA를 접했고, 극장을 나선 후에도 마음속에 남아 있는 작품들을 계속 생각했다. 젊은 시절, 예술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싶어 하던 나에게 SIFA는 세계적 예술가들을 처음 접할 수 있는 곳 중 하나였다. 로버트 르파주, 로버트 윌슨, 피터 브룩, 궈파오쿤 같은 예술가들의 공연을 보며 감명을 받았다. 이반 헹과 하레쉬 샤르마 같은 싱가포르 연극계 선구자들의 공연을 보며 젊은 예술가들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알 수 있었다. SIFA는 영감의 원천일 뿐 아니라 연극 제작에 대한 비공식적 교육의 장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관객으로서 작품이 어떻게 경험되는지를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공연의 의미를 배울 수 있었다."

▷ SIFA의 존재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50주년이라는 중요한 이정표를 향해 나아가는 SIFA는 성찰과 재도약을 동시에 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 SIFA는 국제적 수준의 작품을 소개해 예술적 성장을 도모하며, 싱가포르 공연 예술계를 전문화하는 본래의 역할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동시에 축제가 어떻게 더 개방적이고 공유된 공간이 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폭넓은 방향으로 확장해왔다.

최근 몇 년 동안 ‘접근성’과 ‘포용성’은 축제의 형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SIFA가 기존 축제와 다른 점은 의미 있는 협업이다. 해외 작품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국내외 예술가들이 함께 모여 새로운 작품을 공동 창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협업은 단순한 작품 발표를 넘어 공동 창작으로 이어지며, 국제적 의미를 지니면서도 지역적 맥락과 공동체에 깊이 연결된 작품을 탄생시킵니다. 예를 들어, 류샤오이(Liu Xiaoyi, 싱가포르) 감독의 <마지막 의식(Last Rites)>은 한국, 인도네시아, 일본, 싱가포르의 거장들이 참여해 자신들의 언어로 예술과 창의성에 대해 말하는 아시안 연극이다. 이러한 포용이야말로 SIFA를 아시아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더 돋보이게 하고, 싱가포르를 활기 넘치는 창의적 문화 도시로 정의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 올해 처음 한국 국립극단의 <헤다 가블러>(박정희 연출)를 초청했다.

"국립극단을 초청하면서, 1980년대 페스티벌 빌리지의 초대 예술감독인 고(故) 윌리엄 테오(William Teo)의 작품에서 영감받은 개념을 제안했다. 그의 예술 활동은 ‘연극이란 공동체적 경험이며, 다양한 공동체가 공유된 문화 간 공연 맥락 속에서 하나로 모이는 것’이라는 믿음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한국 국립극단은 전통과 실험의 균형을 유지하고, 고전과 현대 작품을 넘나들며 오늘날의 문제들을 다루는 데 강점이 있다. 2000년대 후반 서울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예술계를 처음 접했고, 그 후 한국 대중문화가 세계적으로 부상하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세계적 인지와 상관없이 많은 예술가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데 헌신해왔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다."

이혜영 배우가 출연하는 <헤다 가블러> 공연 장면 / 사진. © SIFA

이혜영 배우가 출연하는 <헤다 가블러> 공연 장면 / 사진. © SIFA

▷ AI의 시대를 맞아 SIFA의 미래는 어떻게 그리고 있나?

"기술은 앞으로도 작품 창작과 공유 방식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공연 예술은 공연자와 관객이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경험과 같은 직접적이고 인간적 요소에서도 힘을 얻는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기술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기술이 창의적 표현 방식과 관객 참여의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이다. 예를 들어, 핫하우스(Hothouse, 싱가포르)가 기획해 페스티벌 빌리지에서 공연한 <오토마타(AUTOMATA)>는 자동 인형을 자연, 인공, 의식, 기술을 잇는 문화적·형이상학적 존재로 재해석해 인간과 기계 사이의 변화하는 경계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공연이다. <호랑이 밑으로 기어가기(Crawling Under Tiger)>는 라이브 음악과 스토리텔링을 융합한 다학제적 작품으로, 이동식 제단과 몰입형 시각 효과를 통해 암울한 미래를 상상하게 한다. 하지만 기술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고 인간적 만남이 중심이 되도록 절제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싱가포르 국제예술축제 2026 <오토마타> 공연 장면 / 사진. © SIFA

싱가포르 국제예술축제 2026 <오토마타> 공연 장면 / 사진. © SIFA

싱가포르=이소영 프리랜서 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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