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피아노 듀오, 라베크 자매 "우린 다르니까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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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출신의 피아노 듀오 라베크 자매가 2024년 3월 프랑스 필하모니 드 파리에서 ‘장 콕토 3부작’을 연주하고 있다.  LG아트센터 제공

프랑스 출신의 피아노 듀오 라베크 자매가 2024년 3월 프랑스 필하모니 드 파리에서 ‘장 콕토 3부작’을 연주하고 있다. LG아트센터 제공

“피아노 듀오의 매력은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과 무대를 함께 나눈다는 점이에요.” (언니 카티아 라베크)

60년 피아노 듀오, 라베크 자매 "우린 다르니까 하나다"

“오랜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 같은 건 없어요. 기적과도 같죠” (동생 마리엘 라베크)

60년 가까이 피아노 듀오로 활동하고 있는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피아니스트 카티아 라베크(76·왼쪽)와 마리엘 라베크(74·오른쪽) 자매가 7년 만에 내한한다. 오는 26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무대에서 ‘장 콕토 3부작’을 연주한다. 라베크 자매는 1968년 ‘피아노 듀오’의 길을 개척한 연주자다. 1981년 발표한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 두 대의 피아노 버전 음반은 클래식 음반으로 이례적으로 ‘골든 디스크(50만장 이상 판매)’를 기록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내한을 앞둔 두 자매를 서면으로 만났다.

라베크 자매는 “솔로 연주에 대한 갈망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솔로 피아니스트가 독차지하는 무대 위 스포트라이트 보다 서로의 거울처럼 마주 보고 앉아 절묘한 호흡의 선율을 빚어내는 데서 더 큰 만족을 얻는다고.

이번에 들려주는 장 콕토 3부작은 ‘20세기 미니멀리즘 음악의 거장’으로 불리는 작곡가 필립 글래스(89)가 라베크 자매에게 헌정한 작품이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장 콕토의 영화 ‘미녀와 야수’와 ‘오르페’, ‘앙팡테리블’을 바탕으로 글래스가 작곡한 세 편의 오페라를 두 대의 피아노 버전으로 재구성했다. 내한 공연에서 라베크 자매는 거대한 샹들리에 아래, 콕토의 흑백 영화를 연상시키는 낭만적이면서도 격정적인 30여 곡의 선율을 펼쳐낼 예정이다.

마리엘은 글래스의 음악에 대해 “흔히 반복적이라고들 하지만 사실 매우 정교하고 표현력이 풍부하며 낭만적이기까지 하다”며 “성악가 없이 세 편의 오페라를 연주한다는 것은 분명 도전이지만 동시에 이 음악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또 다른 방식으로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둘의 취향은 사실 정반대다. 오랜 세월 함께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카티아는 고음역을 선호하는 반면 마리엘은 저음역을 즐겨 친다. 마리엘은 “우리의 차이점이야말로 듀오를 이토록 오랫동안 잘 이어올 수 있게 한 원동력”이라며 “저는 카티아처럼 연주하려고 한 적이 없고, 카티아 역시 저처럼 연주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평범한 자매처럼 다툼도 있다. 카티아는 “갈등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고, 때로는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한다”면서도 “긴장감이야말로 진정 의미 있는 것을 이뤄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마리엘은 “핵심은 함께 음악을 만들고자 하는 열망, 연습하고자 하는 열망, 배우고자 하는 열망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연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감상 팁도 전했다. “장 콕토의 영화를 미리 보고 온다면 마법 같고 시적인 세계로 들어가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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