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액션’ 이혜영·‘80대 로맨스’ 김혜자 …여배우 나이, 걸림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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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과’·JTBC ‘천국보다 아름다운’ 스틸, 사진제공|NEW·JTBC

영화 ‘파과’·JTBC ‘천국보다 아름다운’ 스틸, 사진제공|NEW·JTBC

액션부터 로맨스까지, 연기 경력 40년 이상의 ‘베테랑 여배우’들의 색다른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외치는 이들의 도전과 행보에 젊은 층들도 열광하고 있다.

이혜영(62)은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개봉 전부터 유수의 해외 영화제의 러브콜과 극찬을 받은 영화 ‘파과’에서 40년간 감정 없이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제거해 온 레전드 킬러 ‘조각’ 역을 맡아, 한국 영화에 없던 ‘60대 여성 킬러’라는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완성했다.

특수 분장이나 CG가 아닌 실제 60대 여성 배우가 상업 액션 영화의 원톱 주연으로 나선 건 이례적인 경우로, 이번 영화를 통해 2002년 ‘피도 눈물도 없이’ 이후 23년 만에 액션 연기에 나선 이혜영은 갈비뼈, 손목에 골절 부상을 당해가며 온몸을 바친 액션 연기를 펼쳤다.

이혜영의 열연 덕에 지난달 30일 개봉에 앞서 해외 영화제 등을 통해 국제 무대에 처음 선보인 이후 외신들은 ‘존 윅’ 키아누 리브스, ‘테이큰’ 리암 니슨 등 할리우드 대표 액션 영화 속 주인공들과도 견주어질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혜영은 ‘파과’에 이어 8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하는 연극 ‘헤다 가블러’의 타이틀롤로 나서 무대 연기에 혼까지 불태운다.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고전 희곡을 바탕으로 남편의 성을 거부하며 살아가는 여성인 주인공 헤다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으로, 2012년 국내 초연 당시에도 이혜영이 타이틀롤을 연기했다.

영화 ‘파과’·JTBC ‘천국보다 아름다운’ 스틸, 사진제공|NEW·JTBC

영화 ‘파과’·JTBC ‘천국보다 아름다운’ 스틸, 사진제공|NEW·JTBC

그런가 하면 ‘국민 엄마’ 김혜자(83)는 지난달 19일부터 방영 중인 JTBC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을 통해 42살 연하의 후배 손석구나 나이를 초월한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극 중 그는 그는 30대의 젊어진 모습을 한 남편 고낙준과 천국에서 재회하게 된 80대 아내 이해숙을 연기했다.

천국을 무대로 하는 비현실적인 판타지 드라마임에도 김혜자의 사실적이고 섬세한 연기가 시청자의 몰입을 높이며 현실성을 불어 넣어준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특히 “당신은 지금이 제일 예쁘다”라는 남편의 말을 믿고 80대 모습으로 천국행을 택한 자신과 달리, 천국에서의 모습을 30대로 설정한 남편에게 느끼는 서운함과 배신감은 물론, 다른 여성과 함께 있는 젊은 모습의 남편을 향해 느끼는 질투심 등의 다양한 감정을 사랑스럽게 그려냈다.

이렇듯 ‘최고령 로코 주인공’으로 활약 중인 그는 최근 화장품 브랜드 세포랩의 모델로 낙점, ‘국내 최고령 화장품 모델’이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됐다. 김혜자는 그간 세탁세제, 영양제, 저축은행, 도시락 등 여러 제품군 광고 모델로 활약해 왔지만, 화장품 광고는 데뷔 64년 만에 처음이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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