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다. 다음달 시행하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여기에 최근 주식 시장 활황에 빚투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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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에서 본 일대 아파트.(사진=연합뉴스) |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5곳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2일 기준 750조792억원으로 전월말(748조812억원) 대비 1조9980억원 늘어났다. 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기준 일평균 2854억원 증가했다. 이달 들어 약 열흘 만에 지난달 증가폭(4조9964억원)의 절반에 가깝게 불어난 것이다. 현 추세라면 6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5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증가를 이끌었다. 주담대 잔액은 595조1415억원으로 전달대비 1조4799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은 6002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신용대출 증가폭(8214억원)의 73% 수준이다.
금융권에서는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의 영향을 주요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이후 대출 한도가 줄기 때문이다.금융당국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3단계 스트레스 DSR 도입 시 수도권 주담대 한도는 기존 대비 1000~3000만원 가량 감소한다.
더불어민주당 정권 출범 이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영향도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주(0.19%) 대비 0.7%포인트 확산되며 지난해 8월 마지막 주 이후 약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타면서 빚투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코스피는 2920선을 돌파하며 7거래일 연속 올랐다. 코스피가 2900선을 넘어선 것은 3년 5개월 만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16일 전 은행권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들을 불러 비공개 가계부채 간담회를 개최한다. 금융당국은 최근 가계대출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담대 규제 우회 사례가 있는지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월별·분기별 목표치를 넘겨 가계대출을 취급하거나 공격적인 주택담보대출 영업에 나선 은행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올릴 방침이다. 최근 일부 은행은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30년에서 40년으로 늘려 대출 한도를 늘려주고 ‘갭 투기’에 악용 우려가 있어 서울 지역에 한해 막아뒀던 조건부 전세 대출도 다시 취급하기 시작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한 은행들을 대상으로 이달 현장점검도 하고, 별도의 세부 관리 계획도 제출받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