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8일 징계위 출석하세요" 5일전 통보라며 6월3일에 했다가는…

1 week ago 4

"6월8일 징계위 출석하세요" 5일전 통보라며 6월3일에 했다가는…

20년만에 돌아온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의 도입 장면. 화려한 시상식 갈라 행사 중 드레스를 차려입은 사람들 사이에서 앤디의 스마트폰이 울린다. 문자 한 통, 발신자는 회사, 내용은 해고 통보다. 앤디를 포함한 편집국 직원 전체가 같은 순간, 같은 방식으로 짤렸다. 파티장의 샴페인 거품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일어난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해고통보는 서면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라, 이렇게 문자로 해고통보를 하는 일이 발생하는 일은 많지 않다. 종이로 일을 하는 시대가 있었는지 기억조차 흐릿할 정도로 시간이 흘렀고, 이메일, 각종 메신저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종이로 해고통보를 해야 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불편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법에서 정한 바에 따르면 해고는 종이에 해고 사유 및 시기를 적어서 통보를 해야 한다.

다만, 예외는 있다.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이메일에 의한 해고통보를 유효하다고 본 판례가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판례는 '서면'이란 일정한 내용을 적은 문서를 의미하고 이메일 등 전자문서와는 구별된다고 하면서도 (1)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3조는 “이 법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4조 제1항은 “전자문서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로 문서로서의 효력이 부인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2) 출력이 즉시 가능한 상태의 전자문서는 사실상 종이 형태의 서면과 다를 바 없고 저장과 보관에서 지속성이나 정확성이 더 보장될 수도 있는 점, (3) 이메일(e-mail)의 형식과 작성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의 해고 의사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이메일에 해고사유와 해고시기에 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해고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등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의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면, 단지 이메일 등 전자문서에 의한 통지라는 이유만으로 서면에 의한 통지가 아니라고 볼 것은 아닌 점 등을 고려하여 이메일에 의한 해고통지가 유효할 수 있다고 하였다. 시대상황과 법의 취지를 조화롭게 고려한 결론으로 생각된다. 아직 문자메시지 등 SNS서비스에 의한 해고통보가 유효하다고 본 선례를 찾기는 어려우나 이메일에 의한 통보가 유효할 수 있다고 한 판례의 취지를 고려하면 추후 문자메시지 등 SNS에 의한 해고통보도 유효하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

그 밖에 해고나 징계 과정에서 신경을 써야 할 절차적인 이슈를 살펴본다.

근로기준법이 정하고 있는 해고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절차적 규제로 서면통지 외에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통지하라는 것이 있다. 이중 해고사유 기재와 관련하여 실무상 실수가 종종 발생한다. 기본 법리는, “(1)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 다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해고통지서에 해고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아도 된다.”이다. 기본적으로 구체적으로 적어야 하는 것이고, 위와 같은 예외가 있고 실제 사내조사 과정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사례가 더 많겠지만, 실무적으로는 굳이 리스크를 안고 갈 필요는 없으므로 가급적 6하원칙에 따라 해고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상 조항만 기재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추후 절차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 해고예고이다. 실무적으로 해고예고를 하는 사례보다는 수당으로 갈음하는 사례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런데 해고예고수당의 지급 시기에 관하여 오해하여 해고 이후 퇴직금 지급 시(퇴직 후 14일 이내)에 퇴직금 등 금품정산과 함께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해고예고수당은 해고시점 이전에 지급하여야 하고(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3도4557,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4. 5. 선고 2012노4002 판결), 퇴직금 지급 시 지급하면 법 위반이 되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 위 판결의 사례가 형사처벌이 된 사례이다.

일정계산도 종종 실수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다. 상당한 여유를 두고 일처리를 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일이 언제나 플랜 A로만 진행되는 것인 아니어서 타이트한 일정으로 징계절차가 진행될 수 있고, 일정 계산을 잘못하면 절차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징계절차와 관련한 규정 중에 “~~N일 이내”에 통지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을 때이고, 초일불산입(민법 제157조) 원칙이고 역산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고려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징계위원회 개최일이 2026년 6월 8일이고 5일 전까지 징계위원회 출석통지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 6월 8일은 초일불산입으로 제외하고, 7, 6, 5, 4, 3의 5일이 필요하고 결국 6월 3일 0시(6월 2일 자정)까지 통지를 해야 하므로, 6월 2일 중으로는 통지가 이루어져야 한다. 5일이라고 하여 단순히 8에서 5을 뺀 3일까지 통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한편, 기업들의 단체협약 중에 징계위원회 개최 시 노동조합 측의 참석을 허용하는 규정이 있는 경우가 있고, 참여권만 주는 경우, 발언권 내지 의결권까지 주는 경우, 구성 자체를 노사동수로 하는 경우 등 그 유형은 다양하다. 그리고 복수노조 사업장에서 징계대상이 된 조합원이 다수노조 소속인지 소수노조 소속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단체협약 체결 당사자인 다수노조 측에서 참여권을 행사하는 예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징계위원회를 노사 동수로 구성하고 근로자 측 위원을 노동조합이 지명·위촉하도록 규정한 단체협약을 체결한 사용자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소수노동조합소속 조합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서 소수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을 배제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조합원들만을 근로자 측 위원으로 선임한 경우, 공정대표의무에 위배된다고 판단하였다. 이어서 대법원은 단체협약 규정은 근로자의 근로권과 방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절차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 사용자가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여 구성된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징계처분을 했다면, 그러한 징계권의 행사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와 관계없이 위 단체협약 규정을 위반하여 해당 근로자의 방어권 행사를 제약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3두61370 판결). 이러한 결론에 동의하지 않는 실무자들도 많이 있을 수 있으나, 판례가 나온 만큼 이제 단체협약상 노동조합 측 참여에 관한 규정의 해석에 있어서 소수노조를 배려하는 해석을 하는 것이 징계절차의 정당성을 높이는 방향이 될 것이다.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인사노무그룹장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