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째 '타코' 의식한 트럼프 "1980년부터 태도 안 바꿔" 강조[이상은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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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22 17:21 수정2026.04.22 17:21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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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이란과의 2주 휴전이 만료되기 하루 전 휴전 연장을 선언했다. 연장 기한을 명확히 못 박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에 “이란 정부가 심각하게 분열되어 있다는 사실과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 등의 요청에 따라, 이란의 지도자들이 통합된 제안을 마련할 때까지 공격을 보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제안이 제출되고 논의가 종결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한다”고 썼다. 미국 협상단을 이끌 예정이던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워싱턴에서 출발도 하지 못했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내부 사태 수습을 위해 3~5일 정도를 추가로 허용할 의향이 있는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게시물에서는 “이란은 재정적으로 붕괴하고 있다”며 “하루에 5억달러씩 손실을 보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을 즉각 열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경제적 압박 전략으로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려는 것이다.

○7번째 타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 자정 무렵 트루스소셜에 과거 그의 발언 영상을 두 차례 반복 게시했다. /트루스소셜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 자정 무렵 트루스소셜에 과거 그의 발언 영상을 두 차례 반복 게시했다. /트루스소셜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정께 SNS에 자신이 1980년에 이란에 대한 공격을 주장한 영상을 두 차례 공유했다. “미디어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번도 이란에 대한 태도를 바꾼 적이 없다!”고 적힌 이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만큼 ‘트럼프는 언제나 물러선다(TACO)’는 비판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줬다.

지난 2월28일 대 이란 전쟁이 시작된 후 그의 발언들은 최대 공격과 협상 결과 낙관을 시계추처럼 오가면서 혼선을 빚어 왔다. 이날의 기한 없는 휴전 결정은 그가 한달여 사이에 기록한 7번째 ‘TACO’ 사례다. 3월21일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던 그는 이틀 만에 “생산적인 대화가 진행 중”이라면서 공격 시점을 닷새 늦췄다. 사흘 후엔 공격 시점을 4월 6일로 늦췄고, 예고한 시한이 다가온 5일에는 “7일 오후 8시”로 다시 미뤘다. 7일 아침까지 “이란 문명 말살”을 공언하며 기세를 올린 그는 이날 오후 예고 시점을 88분 앞두고 파키스탄의 중재를 받아들이는 형태로 2주 휴전을 발표했다.

이 패턴은 이번에도 반복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21일 저녁이던 시한을 언론 인터뷰에서 하루 늦춰 말하면서 휴전 기간을 슬쩍 연장했다. 발전소와 교량을 전부 폭파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날 아침까지도 협상이 불발되면 이란을 공습하겠다고 하던 그는 시한이 실제로 임박하자 추가 휴전을 결정했다.

○전쟁 장기화 조짐

트럼프 대통령은 길고 지루한 협상을 선호하지 않는다. 가지고 있는 자원을 총 동원해 짧고 강력하게 압박한 후 상대의 항복선언을 얻어내는 것을 거래의 기술이라고 여긴다. 이 전략은 상대가 상응하는 카드를 들고 방어할 때엔 통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관세 전쟁 당시 중국이 희토류로 방어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서는 것 외에 도리가 없었다. 이란은 지리적 위치가 무기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지난해 6월) 12일 전쟁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호르무즈 해협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란에 대한 경제 봉쇄는 큰 압박이지만, 세계 경제도 오래 버티기는 힘들다. 전략 비축유 방출에도 한계가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댈러스연방준비은행 등 주요 기관들은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세계 경제가 물가상승과 경제침체를 동시에 겪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을 잇달아 내놓는 중이다.

시간을 벌었다 해도 협상을 재개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이란은 해상 봉쇄를 풀고 나서야 생각해 보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군은 100% 전투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이란 국영방송(IRIB)은 미국의 휴전 연장을 인정하지 않으며 이란의 국익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성향의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해상 봉쇄가 계속되는 한 최소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을 재개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이스라엘이 복병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16일 레바논 정부와 협상에서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와의 교전을 중단하기로 합의했고, 헤즈볼라도 이에 동의했다. 하지만 이후 이스라엘은 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이유를 대며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타스님통신은 “휴전 연장조차도 트럼프 대통령의 속임수일 수 있다”면서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이란 정부 주요인사에 대한 암살을 시도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한편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NORC)가 지난 16∼20일 미국 성인 2596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3%로 지난달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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