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올해 1분기(1~3월) 실적을 내놨다. 인공지능(AI) 기능 강화에 따른 유료 가입자 증가가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인텔은 AI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알파벳은 지난 24일 1분기 매출이 901억3000만달러, 주당순이익(EPS)이 2.81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예상치(매출 891억2000만달러, EPS 2.01달러)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 10%를 웃돌았다.
이날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AI 기능과의 연계 덕분에 검색 부문에서 강력한 성장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구글 유료 가입자는 2억7000만 명을 넘어섰다. 검색 결과 최상단에 보여주는 AI 도구 ‘AI 오버뷰’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5억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10억 명을 기록한 이후 6개월 만에 약 5억 명이 더 늘어난 것이다. 알파벳은 실적과 함께 7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발표했다. 알파벳은 강력한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AI 주도권 강화를 위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알파벳의 1분기 자본지출은 172억달러로 예상치(171억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인텔은 같은 날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부진한 성과를 내놨다. 전 분기보다 매출은 11.2% 줄었고, 영업손익은 적자 전환했다. 인텔이 제시한 2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112억~124억달러다. 이는 1분기보다 낮은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129억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인텔의 실적 악화 원인으로 AI 경쟁력 부족을 지목했다. 인텔의 AI칩 ‘가우디’는 엔비디아에 밀려 시장에서 입지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를 내며 1만50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25일 알파벳 주가는 전날보다 1.68% 상승했고, 인텔 주가는 6.7% 급락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