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 주식은 ‘안전자산’에 가까워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대출 선순위 채권자인 데다 전 세계 금융 ‘대통령’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이들 은행 출신입니다. 금리가 오르든 내리든, AI가 망하든 잘되든 투자은행들은 계속 돈을 벌어요”.
2026년 여름 국내 패밀리오피스(초고액 자산가 전용 관리 회사)를 차린 김모 대표는 이처럼 말하며 자신의 돈으로도 미국 투자은행 주식을 사 모은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반도체주(株)가 ‘공격수’라면 금융주는 ‘수비수’”라며 “함께 갖고 있어야 마음 편하게 자산을 불려 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은행들로 구성된 가장 대표적인 미국 금융 상장지수펀드(ETF) ‘XLF’는 다시 한번 사상 최고가를 썼다. 다만 이런 해외 상장 ETF는 세금 부담이 크다. 게다가 복합지주사(버크셔해서웨이)나 카드사 등 주가 흐름이 좋지 않은 종목들도 많이 껴 있다. 국내에 독특한 철학의 미국 은행 ETF가 출시 이후 조용히 최고가를 찍어 주목받고 있다.
美 투자은행이 망하지 않는 세 가지 이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은행주는 그야말로 ‘끝장’날 뻔했다.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하고 씨티그룹·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정부 구제금융 없이는 살아남지 못할 정도로 붕괴 직전까지 몰렸다. 이때 XLF 주가는 최고점 대비 75% 폭락하며 투자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기도 했다.
이후 2010년 도드-프랭크법(Dodd-Frank Act) 제정으로 자기자본비율·스트레스테스트·대출(레버리지) 한도 강화가 의무화된다. 미국 대형 은행들은 2008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체력이 강해졌다. 2020년 코로나 위기에서도 정부 구제금융 없이 자력으로 버텨내며 안정성이 입증됐다.
2024년 이후 AI 투자 광풍이 불고 있다. 빅테크들이 AI를 인터넷 혁명에 비유하며 “투자 안 하면 결국 망한다”며 여윳돈을 AI에 쏟아붓는다. 넘쳐나던 금고는 서서히 바닥이 드러나고 은행에 손을 벌려야 하는 상황이 왔다. 미국 투자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붙여 데이터센터에 돈을 빌려주고 있다.
JP모건·씨티·BoA 같은 대형 은행들은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의 데이터센터 건설 대출에서 선순위 채권자다. AI 투자를 버티지 못하고 빅테크가 파산해도 투자은행들은 가장 먼저 돈을 돌려 받는다. AI 투자가 거품으로 꺼져도 대출 원금과 이자는 먼저 회수하는 구조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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