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는 데는 기여했지만 아직 보조 도구로 쓰고 있어 활용하는 직원들의 책임과 판단 역량이 중요합니다."
지난 24일 미국 메릴랜드 게이더스버그에서 열린 한미생명과학인협회(KAPAL) 연례 콘퍼런스에선 '바이오텍에서 AI가 이끈 혁신'을 주제로 패널토론이 진행된 가운데, 벤처캐피탈(VC) 관계자들은 AI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은 정태흠 아델파이벤처스 대표는 "AI에 과도한 기대를 하기보다 내재화를 잘해서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AI가 신약 탐색을 넘어 그 역할을 확장할 수 있는지, 인허가 과정에서의 활용 가능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데보라 헤밍웨이 에크포라캐피탈 대표 파트너는 "AI는 수백건의 자료를 1차로 전수 분석하는 데 필요한 가속장비"라며 "전체적인 신약 승인 일정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AI로 수십 가지 규제 경로를 비교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고 했다.
패트릭 리 큐리바이오 부사장은 “AI의 예측력은 패턴 인식에 기반한다"며 "훈련 세트가 없는 신규 화합물에선 유의미한 예측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아직까진 AI기술로 바이오 기업을 평가하기보단, 어떤 기술을 쓰건 후보물질을 잘 개발하는 능력을 주로 본다”며 “미국에선 AI 능력에 대한 과도한 시장의 기대가 2년 전부터 꺼지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이정수 코넥서스바이오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도 "지난 30여년간 신약개발에 3D모델링 등 무수히 많은 기술적 대안이 제시됐지만, 기본적인 임상과 개발의 틀을 바꾼 기술은 없었다"고 말했다.
AI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선 데이터 정제 과정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승현 아델파이벤처스 벤처파트너(의사)는 "후보물질 발굴이나 동물실험 단계에선 AI의 예측이 어느 정도 맞을 수 있지만, 복잡한 구조의 인체 임상에선 여전히 많은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조 퍼티크 메다벤처스 대표 파트너도 "현재 AI로 임상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려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세부 분야별 AI 개발 필요성을 강조했다. 차보영 존스홉킨스대의대 바이오의공학과 박사는 "한국 바이오 업들이 특정 분야에 특화된 AI를 잘 개발하는데, 이는 여전히 시장의 수요가 높은 분야"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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