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님, 왜 반말을 하세요[2030세상/박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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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용 칼럼니스트 “우리 이제 말 놓을 때 되지 않았어요?” 같은 흐름의 말이 오갈 때가 있다. 보통 이런 경우는 사회에서 몇 년 봤고 나이도 비슷하고 말도 잘 통하고 앞으로도 오래 볼 것 같은 사람과 있을 때 나오는 말이다. 이때 상대가 말 편하게 하자는 신호를 보낸다면 감사한 호의다. 나는 그래서 더 무안하게 답한다. “죄송합니다. 제가 어른이 되고 만난 사람과는 말을 안 놓아서요.” 내게도 이유는 있다. 20대 시절 가끔 대뜸 말을 놓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제부터 (자신을 가리켜) ‘형’이라고 할게” (갑자기) “말 편하게 할게” 같은 식으로. 말을 편하게 하는 건 상관없는데 내 경험상 그런 사람들이 문제가 있는 경우가 좀 있었다. 보자마자 상하를 정해 두고 본인이 위에 있겠다는 느낌이 들어 유쾌하지 않기도 했고. 그때 다짐했다. 나는 나이가 들었다고 어려 보이는 사람에게 말을 놓지 말아야지. 그래서 나는 말을 놓지 않는 어른이 되었다. 내 직업과 업계의 업황도 내 언어생활에 영향을 미쳤다. 에디터 일을 하면 새로 만나는 사람이 많다. 업황도 들쭉날쭉해서 나는 이직도 꽤 했다. 그러다 보니 누구에게 말을 놓고 누구에게 말을 놓지 않을지가 애매해졌다. 선후배가 확실하고 늘 만나는 사람을 만나는 직장이나 직군이라면 개인의 언어 습관이 달라질 것 같다. 선배면 존대, 동기나 후배면 반말 같은 식으로. 나는 그렇지 않으니 ‘사회에서 만난 사람이라면 모두 존대를 하자’라는 원칙이 마음 편해졌다. 내가 예의 바르고 정중하다는 게 아니다. 되레 장난 잘 치고 경박한 편이다. 입에서 반말 형태의 한국어를 내지 않을 뿐이다. 다만 이런 시간이 쌓이자 고향을 떠난 사투리 사용자처럼 반말을 하는 게 어색해졌다. 오랜만에 학창 시절 친구들을 만나면 말을 놓기가 어려울 정도다. 한번은 내가 반말을 하는 지인을 세어 봤다. 친동생이나 아직 연락이 닿는 친구들 등을 다 쳐도 10명 남짓 같다. 다만 젊은 분들을 생각하면 조금 다른 걱정이 든다. 놀랍게도 여전히 일부 젊은이들은 말을 편하게 하는 연장자들을 편안해하는 것 같다. “말 편하게 하세요”라는 말을 하는 젊은 분들이 아직 많다. 물론 그 말을 어디까지 다 믿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쓰던 존대를 계속하고 있다.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최소한의 거리가 있는 게 좋다는 게 내 의견이긴 하다. 그걸 매너라 해도 좋고 쾌적함을 위한 심리적 거리라 해도 좋다. 그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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