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zz Buzz] 직장인의 新 풍조…흡연 대신 ‘화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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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zz Buzz] 직장인의 新 풍조…흡연 대신 ‘화캉스’

정유영(칼럼니스트, 외부기고자)

입력 : 2026.04.24 16:29

과거 흡연구역은 직장인에게 ‘휴식과 정보 교환의 장소’였다. 담배를 피우며 이런저런 대화도 나누고, 또 흡연자 상사의 ‘담배 시중’도 들면서 나름의 정보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이도 옛날이야기다. 금연하는 직장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 대신 ‘나만의 잠깐의 여유’를 갖는 장소가 있다. 바로 화장실이다.

프랑스의 ‘흡연 휴식 비용’ 연 8,700억 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 픽사베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 픽사베이)

지난 3월, 프랑스 「르몽드」지는 구인·구직 포털 ‘잡리즈Jobleads’의 통계를 보도했다. 내용은 프랑스 직장인들의 흡연으로 인한 ‘흡연 휴식 비용’이다. 잡리즈는 담배 소비량, 근로자 수, 흡연율, 평균 휴식시간, 임금 수준 등으로 수치를 도출했다. 결과는 프랑스 전역에서 근무 중 담배를 피우기 위해 갖는 휴식 시간 때문에 고용주에게 연간 50억 유로, 약 8,700억 원의 ‘흡연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

다만 「르몽드」는 직장인들의 흡연이 대부분 고용주가 근로자에게 부여한 공식 휴게시간에 이뤄진다며, 잡리즈의 추산이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프랑스 법에 따르면 근로자는 6시간 연속 근무 시 최소 20분의 휴식 시간을 보장받는다. 또 프랑스 정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프랑스 성인 중 약 23%가 매일 담배를 피운다.

이는 2013년 학술 저널 「토바코 컨트롤」에 발표된 미국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다. 당시 연구에서는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고용주에게 연 약 6,000달러(한화 약 900만 원)의 비용을 더 발생시킨다고 추정한 바 있다. 이 연구는 휴식 시간뿐만 아니라 건강 악화로 인한 결근까지 고려했다.

‘화캉스’ … 업무와 일상의 혼재에 대한 전략적 대응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 픽사베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 픽사베이)

한 중견기업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사원들의 원활한 화장실 사용을 위해 10분 이상의 ‘과도한 화캉스’는 삼가시기 바랍니다.” ‘화캉스’란 ‘화장실’과 ‘바캉스’를 합친 신조어로, 업무 시간 중 화장실에서 짧게 휴식을 갖는 것이다. 실제 직장인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타인의 시선과 업무 흐름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만의 시간을 위해 ‘화캉스’를 한다.

미국에서는 Z세대 사이에서 ‘화장실 캠핑’이라는 문화가 확산 중이다. 한 인플루언서는 “삶의 과부하가 느껴질 때면 자연스레 화장실로 향한다. 의외로 아늑하고 편안함을 주는 공간”이라고 소셜미디어에 밝혔다. 왜 화장실일까. 전문가들은 “자리 비움에 대한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근무 환경은 개방적이고 관계를 중시한다. 실시간 메신저와 협업 중심의 업무 방식은 효율을 높였지만, 그만큼 개인이 혼자 있을 수 있는 틈은 줄였다. 자리에서 멍하니 있는 순간조차 방만한 태도로 평가되는 환경에서 쉼은 존재하지만 자유롭게 누리기 어렵기에 화장실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문가들은 “업무와 일상이 뒤섞인 사회의 구조에 화캉스는 개인의 게으름이 아니라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적 적응”이라고 언급했다.

[ 정유영(칼럼니스트)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27호(26.04.2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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