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선] 'AI 기반 의료체계 수출'로 패러다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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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환자가 지난해 처음 200만명을 넘어섰다. 3년 연속 최대치다. K드라마와 K팝 인기가 관광으로 이어졌고 K뷰티 수요가 의료로 확장됐다. 피부 미용과 성형 중심 환자가 급증했다.

보건복지부 분석을 보면 외국인 환자 62.9%가 피부과를 찾았다. 성형외과 비중도 11.2%에 달해 미용 의료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의료 수출이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질적 구조는 여전히 편중된 셈이다.

특히 미용 중심의 외국인 환자와 의료 수출을 중증환자 진료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국이 세계적으로 중증질환 치료 역량과 시스템 경쟁력을 갖췄지만 정작 지역 간 의료 격차와 필수의료 공백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지적도 여전하다.

[ET시선] 'AI 기반 의료체계 수출'로 패러다임 바꾸자

국내 보건의료계는 지방 의료 불균형 해소, 필수의료 강화, 공공의료 체계 확충 필요성을 뜻하는 '지필공(지역·필수·공공의료)' 난제를 오랫동안 겪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이 전 산업 영역에 빠르게 녹아들면서 지역 병원과 수도권 대형 병원 간 인공지능 전환(AX)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수도권과 지역 간 의료 격차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필공 강화 문제는 한국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선진국이 겪고 있는 공통적인 고민이다. 고령화와 이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가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공통적인 사회 현상이기 때문이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공공의료를 중심으로 AX를 지원하는 다양한 시범사업에 돌입한 배경 중 하나도 여기에 있다. 복지부는 2분기 중 의료 AI 기본 전략을 마련하고 관련 시범사업을 하반기부터 추진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오래된 국가 숙원사업인 지필공 난제를 AX로 해결하려는 새로운 시도다.

정부는 지필공에 AI를 결합해 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의료 양극화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성공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와 병원 간 분절이 없는 의료 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 의료 AX 기술과 제품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병원에 도입될 수 있도록 유인체계를 만들고 지역 상생형 산업 생태계를 구현해야 AI 기본의료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AI를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관련 체계 전반의 변화까지 끌어내는 게 목표다.

이 과제가 성공한다면 단순히 국내 문제 해결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AI 기본의료라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다음 단계는 시스템 단위 수출까지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개별 병원이나 의료기술 수준을 넘어 AI 기반 의료 체계 자체를 시스템 패키지로 확산하는 게 가능해질 것이다. 아직은 상당히 장기 관점의 목표지만 AI 시대에 맞는 의료 전달체계 재설계라는 점에서 상당한 파급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외국인 환자 200만명 돌파는 분명 의미 있는 성과다. 하지만 의료수출 영역을 확대하고 질적 향상을 꾀하지 않는다면 성장을 지속하기 어렵다. 지필공과 AI를 연결한 AI 기본의료가 우리 보건의료계의 오래된 숙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새로운 의료 수출의 실마리까지 제공해 세계 시장에서 AI 기반 헬스케어 패러다임을 바꾸는 획기적인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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