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혼자서는 생기지 않을 문제를 둘이서 해결하는 것이다’란 말이 있다. 결혼을 하는 순간 부부에게는 ‘생활’이라는 실질적 현실의 무대가 펼쳐진다. 하지만 요즘 세대에게 결혼은 인생에서 필수조건이 아닌, ‘내게 정말 필요한 것일까?’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 옵션이다.
#1 우리나라의 결혼 건수는 2010년대 매년 30만 건 이상이었다. 그러다 2020년 21만 3,502건, 2021년 19만 2,507건, 2022년에는 최저치인 19만 1,690건을 기록했다. 이는 당시에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 이후 2023년 19만 3,657건, 2024년 22만 2,422건으로 조금씩 늘어났다. 한편 2024년 이혼율은 47.4%로 높아졌다.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면서 현실적인 갈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주장이다.
#2 2024년 한국 남성의 평균 결혼 자금 부담액은 약 3억 2,700만 원, 여성은 약 2억 8,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비용 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역시 주택 비용(79%)이었다. 결혼 비용은 신혼집, 혼수, 예물,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예식장 등을 포함한 비용으로 부부 합산 3억~5억 원이며 이를 넘는 경우도 훨씬 많았다. 또 조사에서 미혼 남성들이 여성에게 6,000만 원 정도의 자금을, 여성들은 남성에게 1억 원 정도의 자금을 기대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3 2024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30대 남성 미혼율은 약 62%로, 30대 전체 미혼율 53%보다 높으며,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30대 남성 미혼율이 68.3%로 매우 높았다. 이를 다시 연령대로 보면 전체 30대 미혼율 약 53%, 30대 여성 미혼율 약 44%였다.
결혼 전에는 눈을 크게 뜨고, 결혼 후에는 반쯤 감아라!
요즘은 꼭 비혼, 독신 선언을 하지 않았어도 결혼적령기가 훨씬 지난 남녀들이 주위에 많다. 직장에서도 30대 중반의 남녀 직원에게 ‘넌 언제 결혼하냐? 결혼 생각은 있냐?’라고 묻는 일이 적다. 이제 결혼은 나이 들면 ‘당연히 해야 될 것’에서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자신이 ‘필요할 때 선택하는 옵션’이 되었다. 혼자 사는 것에 대한 고민도 나홀로족에게는 별 걱정이 없다. ‘홀로 있는 것’에 이미 훈련을 받은 세대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들은 혼술, 혼밥은 물론이고 혼자만의 즐거움을 찾는 데 전문가들이다.
‘결혼 전에는 눈을 크게 뜨고, 결혼 후에는 반쯤 감아라’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이다. 철학자 괴테는 ‘결혼할 땐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해 보라. 내가 늙어서까지도 이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을까? 이 외에 다른 것들은 모두 일시적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또 지성 괴테는 ‘결혼만큼 본질적으로 자기 자신의 행복이 걸려 있는 것은 없다. 결혼생활은 참다운 뜻에서 연애의 시작이다’라 조언한다. 소크라테스는 ‘양처라면 그것으로 족할 것이고, 악처라면 그대는 철학자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고, 대문호 톨스토이는 ‘사람은 항상 어찌 할 수 없을 때 죽음에 임하듯, 다시 말하면 그렇게 할 수밖에 별 도리가 없을 때 결혼한다’라 조언했다. 사상가 몽테뉴는 ‘결혼은 새장과 같다. 밖에 있는 새들은 부질없이 들어가려고 한다. 안의 새들은 부질없이 나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결혼의 필요성이 낮은 배경-‘결혼 자체에 대한 부담감’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수도권 만 19~49세 미혼 남녀 1,200명 대상 ‘결혼식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결혼’에 대한 정서적, 경제적 부담감이 높아지면서 ‘결혼은 필수’라는 인식이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결혼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식으로 ‘스몰 웨딩’을 선호하는 경향도 늘어났다.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에는 54.4%가 동의했다. 특히, 여성은 66%로 남성 42.8%보다 높아 이제는 결혼을 필수로 여기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이처럼 결혼의 필요성이 낮은 배경에는 ‘결혼 자체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결혼이란 ‘결혼할 만한 최소한의 능력이 있고 앞으로도 잘 살 수 있다는 각오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항목에 47.3%가 답했고, ‘결혼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걱정이 앞선다’는 49%가 응답했다. 또한 여성의 경우 ‘출산에 대한 부담감’이 57.8%로 나타나 출산이 결혼을 선택하는 데 주요한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었다.
결혼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데에는 ‘경제적인 부담감’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결혼 준비 과정에서 가장 부담은 ‘전세, 월세 등 집 마련 문제로 71.9%가 답했고, 다음은 결혼식 비용으로 54.3%이었다. 이어 임신과 육아 38%, 혼수·예단 26.9%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부모님 도움 없이 결혼하기란 쉽지 않다‘에 53.3%가 동의했고 결혼 자금 마련 방법으로는 ’스스로 마련한 자금‘이 61.2%, ’부모님의 지원‘이 20.4%, ’대출‘은 18%로 나타났다.
화려하고 하객 많은 결혼식보다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하는 스몰 웨딩이 더 의미 있다’에 56.3%가 동의했다. 또 결혼식 절차 없이 혼인신고만 하고 함께 살거나 여행을 떠나는 ‘대안적 결혼식’에 대한 긍정 평가도 64.2% 높게 나타났다. 결혼식의 규모나 형식보다 실질적인 만족감을 중시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결혼식=돈덩어리’가 된 것은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그 돈을 집 마련, 종잣돈 마련, 부부의 미래 희망 실현 등에 쓰는 것이 훨씬 유용하다는 경향이 많아진 것이 요즘의 영민한 ‘MZ세대’의 결혼관이라고 볼 수 있겠다.
[글 권이현(라이프컬처 칼럼니스트)]
[사진 게티이미지뱅크,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18호(26.02.24) 기사입니다]








.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