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신건강 진단검사를 받은 경찰이 4년 전에 비해 13배 증가했다는 최근 보도가 이목을 끌었다. 구체적으로 지난 2021년 정신건강 진단검사를 받은 경찰은 2021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만7771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 중 800여명은 트라우마·스트레스로 전문 치료가 시급한 '정신건강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일각에선 경찰의 정신건강 문제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직무의 구조적 특성을 꼽는다. 경찰은 살인·폭력·자살 등 외상성 사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24시간 대응 체계 속에 불규칙한 교대근무를 이어간다. 대민 응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정노동까지 더해지며 육체·정신 부담이 동시에 누적되는 환경에 놓였다. 여기에 예측 불가능한 돌발 상황, 상명하복의 조직 문화 등은 늘 긴장감을 안고 생활하게 만든다.
이러한 구조적 스트레스는 결국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경찰청과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2021~2024년 동안 발생한 149건의 경찰 사망 사건 원인을 추정한 결과, 가정 문제(27%)에 이어 '정신건강 문제(26%)'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문제는 경찰의 스트레스가 지속될 경우 고혈압, 심혈관 질환 등 신체 질환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번아웃 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번아웃 증후군은 지속적인 업무 부담 속에 감정 소진이 심화되고 업무에 대한 냉소와 무기력, 집중력 저하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이를 방치하면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으로 발전할 뿐 아니라 두통, 요통, 관절통 등 신체 증상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 만약 스트레스 누적으로 인한 번아웃 증후군 증상이 나타난다면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권한다.
한의학에서는 번아웃 증후군을 '허로(虛勞)'의 한 종류로 해석한다. 허로란 '허(虛)하여 피로하다'는 의미로, 과로와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몸의 기운이 허약해지는 증상이다. 허로가 나타나면 식은땀과 함께 입맛이 없어지는 등 번아웃 증후군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허로 증상 개선을 위해 한의학에서는 몸에 누적된 피로를 풀고 면역력을 높여 체력을 회복시키는 치료를 진행한다. 먼저 산삼 약침을 비롯한 약침 치료로 활력을 증진시키고 침 치료로 경직된 근육을 이완해 원활한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육공단과 같이 원기를 보해주는 한약을 함께 복용하면 피로 개선과 면역력 증진에 효능을 볼 수 있다.
육공단의 면역력 개선 효과는 여러 연구 논문에서 확인됐다. 그중 자생한방병원이 국제학술지 '헬리온'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육공단은 면역세포 사멸을 억제하고 면역 반응을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면역세포의 사멸을 억제하는 BCL-2단백질의 발현 강도가 2배 이상 증가했고 염증 수치와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인터루킨-10(IL-10)은 약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번아웃은 단순히 참고 견딘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몸과 마음의 균형이 무너졌음을 알리는 신호인 만큼 적극적인 치료와 체계적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 무엇보다 경찰의 건강은 국민 안전과 직결된다. 이들이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지원이 수반되길 기대한다.
윤문식 수원자생한방병원장윤문식 수원자생한방병원장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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