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가 케이팝 팬클럽 유료 멤버십 약관을 손질했다. 가입 후 7일이 지났거나 일부 혜택을 이용했다는 이유로 환불을 전면 제한하던 조항이 시정된다. 앞으로는 위약금과 이용금액을 뺀 잔여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공정위는 24개 엔터테인먼트사와 팬덤 플랫폼사의 팬클럽 유료 멤버십 이용약관을 심사해 4개 분야 8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심사 대상은 에스엠엔터테인먼트, 빅히트뮤직,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엔터테인먼트사 18곳과 위버스컴퍼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씨제이이엔엠 등 팬덤 플랫폼사 6곳이다.
핵심은 환불 제한 조항이다. 일부 사업자는 멤버십 가입 후 7일이 지나거나 멤버십 전용 콘텐츠 열람, 선예매 기회 등 혜택을 이용한 경우 환불을 막았다. 가입 후 단순 변심에 따른 환불과 탈퇴를 아예 제한한 곳도 있었다.
공정위는 이 같은 약관이 탈퇴 시 가입비 전액을 사실상 위약금으로 부과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봤다. 팬클럽 멤버십 혜택은 아티스트 활동 계획과 가입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정기적·정량적으로 제공되기 어려운데도 중도 탈퇴와 환불을 막는 것은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하다는 판단이다.
사업자들은 가입일로부터 7일 안에는 이용 내역이 없을 경우 전액 환불하도록 약관을 고치기로 했다. 7일이 지났거나 이용 내역이 있으면 통상 가입비의 10% 수준인 위약금과 혜택별 또는 경과기간에 따른 이용금액을 공제한 뒤 잔액을 환불한다. 환불 시스템은 연내 구축해 시행할 예정이다.
사업자 책임을 과도하게 면제한 조항도 바뀐다. 아티스트 멤버 탈퇴나 교체, 제3자 불법 접속, 서비스 장애 등과 관련해 사업자 책임을 일률적으로 배제한 약관은 삭제하거나 고의·과실이 있는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고친다.
사업자별 불공정 약관 조항 현황서비스 변경·중단 조항도 구체화된다. 기존에는 '경영상 이유'처럼 추상적 사유만으로 멤버십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한 약관이 있었다. 앞으로는 회사 분할·합병, 영업양도·폐지, 사업 종료, 아티스트 전속계약 종료 등으로 사유를 명확히 해야 한다. 고객 권리·의무에 중대한 변경이 생기면 사전에 개별 통지도 해야 한다.
이용계약 해지와 서비스 이용 제한도 제한된다. 사업자가 '합리적 판단' 등 모호한 기준으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사전통지 없이 유료서비스 이용을 제한할 수 없도록 했다. 사업자는 해지·제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소비자에게 소명 기회를 준 뒤 시정되지 않을 때 조치할 수 있다.
팬 커뮤니티 게시물 삭제 조항도 손본다. 사업자가 자체 지침 위반 등을 이유로 게시물을 일방적으로 삭제할 수 있었던 조항은 삭제 사유를 구체화한다. 불법행위이거나 방치 시 중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에 한해 삭제 또는 임시조치를 할 수 있고 사후 통지와 이의제기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공정위는 약관 변경 때 개별통지 대신 공지만으로 갈음하거나 서비스 계속 이용을 동의로 간주하는 조항도 시정했다.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범위와 보관기간을 포괄적으로 정한 조항 역시 제공받는 자, 제공 목적, 항목, 보유·이용기간 등을 명시하도록 했다.
팬클럽 유료 멤버십은 콘서트·팬미팅 선예매, 전용 상품 구매, 디지털 콘텐츠 열람 등 혜택을 제공한다. 한국소비자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팬클럽 유료 멤버십 33개 상품은 모두 5만원 미만이다. 이 가운데 3만원 이상 5만원 미만 상품이 21개로 63.6%, 1만원 이상 3만원 미만 상품이 12개로 36.4%를 차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케이팝 시장이 전 세계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팬덤 규모에 걸맞은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질서를 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불공정 약관과 거래 관행을 지속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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