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서울 금천구 석수역세권 일대에 ‘건축협정형 모아타운’을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소규모 정비사업의 새 모델을 제시했다. 주민이 제안한 3개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과 공동사업시행 약정을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약정이 체결된 대상지는 △천록빌라 △시흥동 972 일대 △시흥동 973·974 일대 등이다. 각각 단독으로는 사업성이 낮았던 구역을 통합해 2만㎡ 규모의 ‘모아타운’으로 전환했다.
이번 사업은 LH가 최초로 참여하는 ‘건축협정형 모아타운’이다. 조합들이 단지를 하나의 통합체로 개발하는 방식이다. 개별 구역이 아닌 단일단지처럼 설계돼 지하 통합 주차장 등 기반 시설을 공동 활용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단지는 ‘석수역 센트레빌 더 포레(가칭)’라는 이름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지난 6월 시공사로 동부건설이 선정됐다. 석수역에서 직선거리 약 500m로 교통 접근성이 좋고, 앞으로 신안산선이 개통될 예정이다. 인근에는 호암산 숲길공원과 안양천이 있다.
공공이 참여하면 법적 인센티브도 주어진다. 예컨대 임대주택을 일정 비율 이상 공급할 경우 용적률 완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석수역세권 사업에서도 법적 상한 수준의 용적률을 확보해 사업성이 개선됐다. 일반분양 주택 공급도 가능해졌다. 취약계층을 위한 임대주택도 포함된다.
LH는 서울시와 협력해 매년 소규모 정비사업 후보지를 공모 방식으로 선정하고 있다. 조합 설립부터 사업계획 수립, 약정 체결, 사업비 지원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지원책도 함께 운영 중이다.
현재 LH는 서울시 17개 자치구에서 41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 말까지 10개 구역의 모아타운을 추가 선정할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석수역세권 모아타운은 공공성과 사업성을 모두 확보한 대표 사례”라며 “앞으로도 실수요자 중심의 도심 정비사업을 통해 국민이 체감하는 주거 안정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