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Note] 관점 바꾸기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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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 Note] 관점 바꾸기의 심리학

변시영(상담심리전문가(Ph.D), 외부기고자)

입력 : 2026.06.15 15:27

댕댕이(반려견)나 냥이(반려묘)를 키우는 사람들은 한 번쯤 들어봤을 우스갯소리가 있다. 댕냥이가 집사(반려인)를 보며 제일 의아하게 생각하는 점이 하나 있는데, 그건 “왜 우리 집사는 더럽게 내 똥을 주워 갈까?”라는 것이다.

귀여운 발상에 절로 웃음 짓게 되는 말이다. 반려인 입장에서는 반려동물이 싸 놓은 배설물을 치우는 수고를 하는 건데, 댕냥이 입장에서는 반려인의 행동이 그저 자기 배설물을 가져가는 미스터리한 일로 해석되니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은 단순한 농담으로만 치부하기엔 중요한 심리적 통찰을 담고 있다. 바로 ‘관점 전환(perspective shifting)’이다.

관점 전환이란, 말 그대로 고정된 시각에서 벗어나 다각도로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내 앞에 닥친 상황을 나의 관점에서만 보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다. 유명 심리학자인 융(C. G. Jung)은 “관점(perspective)을 바꾸는 것은 삶의 변화를 시도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을 정도다. 흔히 ‘입장 바꿔 생각해 보라’는 말로 가벼이 생각하기 일쑤인데, 이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업무 스트레스로 상담실을 찾는 A씨의 사례만 봐도 그렇다. 그는 작년부터 업무 과중이 심해져 상사나 동료들에게 이야기했지만 잘 조정되지 않고, 오히려 책임이 더 커지고 있다며 힘겨움과 부당함을 토로해왔다.

특히 A씨는 그간 ‘회사 가기 싫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을 만큼 자기 일에 대한 애정이 많았고, 성과도 좋아 빠른 승진을 해온 능력자였다. 그랬던 그가 근래는 ‘내일 또 회사에 가서 어떻게 지내나?’라는 생각하게 될 정도로 지쳐 있었고, 상사나 동료들에게 화까지 난다고 설명했다. 심리적 소진, 즉 ‘번아웃(Burn-out)’이 와도 충분한 상황이었다.

관점 전환의 힘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A씨의 언행에서 상당히 부자연스러운 게 발견되었다. 특히 표정이 그랬다. 그는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상담 내내 환한 미소를 띠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선생님도 바쁘신데 힘드시죠? 그런데 저까지 시간을 뺏네요”란 말을 두 번이나 할 정도로, 오히려 상담자를 챙기는 친절까지 보였다.

그래서 물었다. “A씨. 근데 어째서 자신의 힘든 얘기를 하는데 계속 웃고 계세요?” A씨는 상당히 놀란 눈치였다. “제가요?” 이어서 말했다. “네. 지금 상담 내내요. 그렇게 말하고 지내왔다면, 누가 A씨가 이렇게 힘들고 지쳐 있다는 걸 알 수 있을까요?” 이어진 긴 침묵. 그렇다. A씨는 자신의 고통을 이야기해왔다고 생각하지만, 늘 환한 웃음과 친절의 ‘가면’을 쓰고 있었기에, 상대방은 그의 고통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고, 그저 ‘능력 좋은 A씨가 겸손 떠는 소리’ 정도로 넘겨버렸던 것이다. 오랜 시간 타인에 맞춰온 A씨의 습성이 만든 결과였다.

관점 전환. 이는 단순히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을 넘어, 자신의 언행과 더 근본적으로는 생각과 감정의 작동 방식에 대해 자각하는 데서 시작한다. 즉 자기 자신에 대한 ‘관점 인식’부터 할 때 더 가능해지는 통찰인 것이다.

[ 변시영(상담심리전문가(Ph.D), 『참 괜찮은 나』 외 다수 저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34호(26.06.1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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