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시민 호세 아드리안, 로이 소토, 엔리케 에체베리아, 파코 가야르도 씨(왼쪽부터)는 체코전 손흥민의 골이 없어도 “가장 인상적인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과달라하라|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한 멕시코 팬이 손흥민의 유니폼을 입고 12일(한국시간) 한국-체코전이 열린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을 찾았다. 과달라하라|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과달라하라=스포츠동아 백현기 기자] 손흥민(34·LAFC)이 체코전 침묵했지만 멕시코 현지 팬들은 그를 응원했다.
손흥민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 2026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후반 24분 오현규(25·베식타스)와 교체될 때까지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네 번째 월드컵 무대에 나선 그는 한국 공격을 이끌며 여러 차례 골문을 두드렸으나 득점과는 인연이 없었다.
손흥민은 이날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6차례 슛을 시도했다. 한국의 전체 슛 15개 가운데 가장 많은 시도를 차지했으나, 번번이 골문을 벗어나거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경기장 분위기는 달랐다. 이날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을 찾은 4만4985명의 관중 가운데 상당수는 개최국 멕시코 팬들이었다. 이들은 한국의 2-1 역전승을 응원했고, 그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멕시코 팬들의 한국 사랑은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시작됐다.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독일을 2-0으로 꺾었고, 그 결과 멕시코가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공교롭게도 독일전 추가골의 주인공이 손흥민이었다. 여기에 최근 멕시코 내에서 한국 문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과 한국 선수들에 대한 호감도도 함께 커졌다. 현지에서는 “한국인은 이미 우리와 같은 멕시코인”이라는 말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을 정도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도중 코너킥을 준비하며 두 팔을 위아래로 흔들어 관중들의 함성을 유도했다. 이에 멕시코 팬들은 즉각 반응했다. 곳곳에서 “손!”을 외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꼬레아(한국)”를 연호하는 함성도 이어졌다.
경기 종료 후에도 손흥민을 향한 관심은 식지 않았다.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음에도 수많은 팬들이 그의 이름을 외치며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만난 멕시코 시민 호세 아드리안 씨는 “오늘 손흥민이 골을 넣지 못했어도 괜찮다. 우리는 손흥민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며 “한국 선수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다. 많은 멕시코 팬들이 손흥민을 직접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손흥민의 유니폼을 입고 온 멕시코 팬들도 있었다.
또 다른 팬 파코 가야르도 씨도 “다음 멕시코-한국전에도 손흥민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한국과 멕시코는 19일 같은 장소에서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멕시코는 1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0으로 꺾으며 승점 3을 챙겼다. 두 팀 모두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해 사실상 A조 1위를 가를 맞대결이 될 가능성이 크다.
2차전 맞대결에 대해 아드리안 씨는 “한국 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멕시코가 2-1로 이길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고, 가야르도 씨는 “멕시코가 2-0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면서도 “한국도 멕시코와 함께 32강 토너먼트에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과달라하라|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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