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전쟁 피난' 외국인 붙잡는다…"거주지 세제요건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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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가 이란 전쟁 이후 해외로 빠져나간 외국인 부유층·전문직 거주자들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세금상 거주자 지위 유지 기준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소득세가 없는 UAE의 세제 혜택을 보고 몰려든 외국인들이 대거 이탈하면, 두바이의 금융 허브 위상과 도시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평가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UAE는 이란 분쟁 발발 이후 출국한 외국인 거주자들에 대해 '세금상 거주자'로 인정받기 위해 요구되는 '연간 체류일수'규정을 보다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UAE는 외국인의 세금상 거주자 혜택을 주기 위해 두 가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연속된 12개월 중 183일 이상을 UAE에 체류해야 하는 조건을 만족하거나, 고용이나 영구 주거지 등 실질적 연고가 있을 경우 90일 체류만으로도 거주자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다. FT는 관계자를 인용해 "UAE 당국이 전쟁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UAE를 떠난 이들에 대해 기존 규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또 UAE는 세법상 체류일수 외에도 ‘삶의 중심(centre of life)’ 조항을 적용할 수 있다. 이는 한 개인의 일상적 또는 주된 거주지, 재정적·개인적 이해관계의 중심이 UAE에 있다고 판단될 경우 세금상 거주자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또 불가항력적 사유가 있을 경우에도 당국이 이를 감안해 거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다만 UAE 연방세무청(FTA) 고위 관계자들은 일괄적 면제 조치를 내리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전쟁이 끝난 뒤 외국인의 개별 신청을 받아 사안별로 검토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를 위해 UAE 당국은 연방 신원·국적·세관·항만보안청 등과 함께 관련 규정 완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조치는 두바이에 중요하다는 평가다. 두바이는 중동의 대표 금융 중심지로 성장하면서, 개인 소득세가 없고 안전한 거주지라는 평판, 풍부한 유동성을 앞세워 전 세계 부유층과 금융 종사자들을 끌어들여 왔다. 하지만 최근 이란과의 충돌이 장기화하고 핵심 인프라까지 공격 대상이 되면서, 두바이의 최대 강점이었던 ‘안전 자산’ 이미지가 흔들리고 있어서다.

두바이 세법에서 거주 여부를 따지는 기준 시점은 매년 1월 1일부터다. 이에 따라 이란 전쟁이 시작된 2월28일 이후 UAE를 떠난 사람들은 앞으로 몇 달 안에 돌아오지 못하거나, 당국이 규정을 완화하지 않을 경우 세금상 거주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 특히 영국으로 돌아간 외국인 거주자들의 부담은 더 클 수 있다. 이들이 영국 세법상 다시 거주자로 판정되면, 영국 국세청(HMRC)에 세금을 더 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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