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전기차(EV) 전환에 성공한 중국이 원자력발전 분야에서도 가속 페달을 밟겠다고 예고했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2040년까지 원전 설비용량을 지금보다 두 배 가까이 확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SCMP는 중국원자력발전협회(CNEA)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이 원전 설비용량 200기가와트(GW)를 목표로 향후 10여 년간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의 원전 설비용량이 97GW(94기)인 점을 고려하면 미국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셈이다. 현재 중국의 원전 설비용량은 113GW(102기)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건설 중인 원전 61기 중 절반가량이 중국에서 설립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과 같은 원전 건설 속도를 유지한다면 중국이 2030년에는 미국을 넘어 세계 최대 원전 국가(설비용량 기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2030년대 말까지 중국의 에너지믹스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CMP는 중국의 원전 확대 계획과 관련해 "태양광과 풍력 등 간헐성이 높은 재생에너지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주요 산업이 전기차·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로 전환하면서 에너지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