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기관이 기업을 키우는 역할이라면, 경기도 4차산업혁명센터는 국내와 글로벌을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정원중 경기도 4차산업혁명센터장은 센터를 세계경제포럼(WEF)의 산업·기술 의제와 도내 딥테크 기업을 잇는 글로벌 연결 거점으로 규정했다.
센터는 다보스에서 논의되는 산업·기술 전환 어젠다를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고, 경기도에서 검증된 정책 실험과 기업 사례를 글로벌 무대로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코리아 프론티어 프로그램은 인공지능(AI)·반도체·첨단제조 등 도내 산업 기반과 맞닿은 딥테크 기업을 발굴해 WEF 글로벌 커뮤니티, 하계 다보스, 해외 4차산업혁명센터 네트워크와 연결하는 사업이다.
정 센터장은 도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 장벽으로 초기 신뢰 부족, 규제·표준 대응 미비, 해외 의사결정권자와의 접점 부족을 꼽았다. 센터는 코리아 프론티어와 테크놀로지 파이오니어 프로그램, 글로벌 규제·기술 동향 브리핑, 해외 4차산업혁명센터 네트워크를 통해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정원중 센터장은 “경기도에서 창업한 딥테크 기업이 다보스 무대에서 기술을 발표하고 글로벌 대기업과 손잡는 사례를 만들겠다”며 “경기도식 산업 전환 모델이 세계가 참고하는 정책 모델로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원중 경기도 4차산업혁명센터장.기존 기업지원기관과 비교해 경기도 4차산업혁명센터만의 역할과 차별점은 무엇인가.
기존 지원기관이 자금, 공간, 멘토링 같은 국내 성장 단계를 채워준다면 경기도 4차산업혁명센터의 출발점은 글로벌 의제와의 연결이다.
세계경제포럼이 다보스에서 설정하는 산업·기술 전환 어젠다를 가장 먼저 받아 기업의 언어로 번역하고, 반대로 경기도에서 검증된 정책 실험과 기업 사례를 글로벌 무대로 전달한다.
다른 기관이 기업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면 센터는 국내와 글로벌을 연결하고, 국내 정책 실험과 기업 사례를 세계 표준으로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유럽 AI 우수센터(ECAIE)와 맺은 업무협약도 그 연장선에 있다.
세계경제포럼 공식 파트너 센터 지위가 도내 기업에 주는 실질적 이점은 무엇인가.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정보 접근의 시차를 줄이는 것이다. WEF의 산업·규제·기술 보고서와 글로벌 프레임워크를 도내 기업이 현장에 적용 가능한 형태로 받아볼 수 있다.
둘째는 신뢰 자산이다. 'WEF 파트너인 4차산업혁명센터가 선별했다'는 사실 자체가 해외 투자자, 바이어, 정부 관계자 앞에서 일종의 신원 보증으로 작동한다.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 진출 초기에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가 신뢰 부족인데, 이를 센터 차원에서 보강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의제 접근성이다. 다보스 연차총회, 하계 다보스, 산업별 글로벌 협의체에 도내 스타트업이 단순 참관자가 아니라 의제 참여자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생긴다.
코리아 프론티어 프로그램은 어떤 기업을 선발하고, 어떤 기회를 제공하나.
기술의 깊이와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동시에 갖춘 기업을 본다. 단순히 매출이 좋은 회사가 아니라 해당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고, 차별점과 해외 진출 의지가 분명한 딥테크 기업이 우선이다.
AI·반도체, 첨단제조 등 경기도 산업 기반과 맞닿은 영역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제공하는 기회는 WEF 글로벌 커뮤니티와 연계된 프로그램 참여, 하계 다보스 등 글로벌 무대에서 글로벌 기업·투자자·관계자와 소통할 기회, 글로벌 규제·표준 환경에 대한 사전 학습이다. 핵심은 한 번의 행사 참가가 아니라 국내 기업이 글로벌 생태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데 있다.
도내 딥테크 기업의 글로벌 진출에서 가장 큰 장벽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기업의 기술력 자체보다 실제 장벽은 세 가지다. 첫째는 신뢰의 비대칭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국내 우수 스타트업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기술이 좋아도 '검증되지 않은 무명 기업'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둘째는 글로벌 규제와 표준에 대한 사전 대응 부족이다. 해외 시장에 진출한 뒤 규제를 알게 되면 이미 늦다. 셋째는 의사결정권자에게 닿는 통로의 부재다. 전시회 부스를 마련한다고 글로벌 대기업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센터는 이런 장벽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코리아 프론티어와 테크놀로지 파이오니어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의 신뢰를 보강하고, 격주 단위 커스텀 브리핑 리포트로 최신 규제와 기술 동향을 제공한다. 중국 다롄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에서는 한국세션과 코리아나이트 운영 등을 통해 WEF 행사와 해외 4차산업혁명센터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기업 최고위 의사결정권자와의 직접 연결을 지원한다.
경기도 제조기업과 AI 스타트업 생태계를 연결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경기도는 국내에서 제조기업과 AI 스타트업 생태계가 모두 잘 갖춰진 지역이다. 다만 제조기업은 검증된 AI 솔루션을 원하고, AI 스타트업은 현장 검증을 통해 레퍼런스를 만들 기회를 필요로 한다. 이 간극을 매칭하는 프로그램이 아직 부족하다.
이를 메우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는 실증의 장이다. 도내 제조 현장을 AI 스타트업이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리빙랩으로 개방해야 한다. WEF의 등대공장 모델이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둘째는 수요와 공급을 잇는 중개자다. 제조기업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는 AI 스타트업 솔루션을 연결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셋째는 데이터 공유와 표준화다. AI 스타트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 데이터다. 제조 데이터가 없으면 AI는 학습할 재료를 확보하기 어렵다. 제조기업의 AI 전환을 위해서는 데이터 공유와 표준화 작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센터는 이 세 가지 관점에서 제조기업과 AI 스타트업을 연결하고,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정책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센터가 반드시 만들고 싶은 대표 성과는 무엇인가.
두 가지 대표 성과를 만들고 싶다. 하나는 경기도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이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센터가 중요한 기폭제가 되는 것이다.
도내 딥테크 스타트업이 WEF 테크놀로지 기술 혁신형 스타트업로 선정되고, 다보스 무대에서 기술을 발표하며, 글로벌 대기업과 손잡는 사례를 만들고 싶다. 그 전 과정에서 경기도 4차산업혁명센터가 지원 플랫폼 역할을 했다는 레퍼런스를 남기는 것이 목표다.
다른 하나는 전 세계가 배우러 오는 정책 모델 개발이다. 제조 기반 위에 AI를 결합한 경기도식 산업 전환 모델, 즉 AI 전환 모델이 WEF 보고서에 성공 사례로 공유되고 다른 국가들이 벤치마킹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경기도의 정책 실험과 기업 사례가 글로벌 표준 논의로 확산되는 것이 센터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성남=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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