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獨-스페인, 차세대 전투기-드론 공동개발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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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조원 투입, 2040년까지 목표
사양-지분 등 이견 9년만에 좌초
“유럽 안보자강 한계 노출” 지적

2017년부터 시작된 프랑스·독일·스페인의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이 개발 주도권을 둘러싼 각국의 다툼으로 9년 만에 무산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유럽의 안보 위협이 고조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국방비 증액 압박으로 ‘대서양 동맹’마저 흔들리는 상황에서 유럽의 안보 자강 현실이 녹록지 않음을 보여 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독일 정부는 수개월간 지속된 프랑스와의 개발 주도권 다툼을 해결하지 못함에 따라 ‘미래전투공중체계(Future Combat Air System·FCAS)’ 사업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FCAS는 2017년 프랑스와 독일이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 합의하며 출범한 유럽 최대 규모의 안보 협력 사업이다. 1000억 유로(약 176조4000억 원)를 들여 2040년까지 프랑스의 라팔 전투기, 독일·스페인 등에서 가동 중인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를 대체할 새 전투기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다. 2019년 스페인도 이 사업에 합류했다. 세 나라는 전투용 드론도 공동 개발해 유·무인기 복합 체계도 구축하려 했다.

하지만 프랑스 방산업체 ‘다소’와 독일·스페인 측 ‘에어버스’가 사업 지분, 전투기 사양 등을 두고 갈등을 벌이면서 사업 진척이 어려워졌다. 다소는 라팔 제작 경험 등을 앞세워 전투기 사업 지분의 80% 지분을 요구했고 에어버스는 반대했다. 또 프랑스는 자국군 전력에 맞춰 핵미사일을 탑재하고 항공모함에 이착륙 가능한 전투기를 요구했다. 자체 핵무기와 항공모함이 없는 독일은 더 많은 무장을 탑재할 수 있는 중량급 전투기를 선호했다.

결국 독일은 그리펜 전투기를 생산하는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와 협력하거나 영국·이탈리아·일본의 글로벌전투공중프로그램(GCAP)에 합류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프랑스는 독자적인 전투기 개발을 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은 전 세계 동맹 집단 중 최고 수준의 군사비를 지출하고 있지만 개별 국가의 지출 비용을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까지 전환시키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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