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구금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저의 판단이 옳았는지, 비상계엄이 올바른 결단이었는지는 결국 역사가 심판할 몫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는 평생 몸담은 검찰을 떠나 정치에 투신하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때부터, 저 스스로 형극의 길로 들어섰음을 알고 있었다"면서도 "그런데도 대한민국의 현실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어 그 길을 거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도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헌정질서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왜 비상계엄을 결단할 수밖에 없었는지, 지난 탄핵 심판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께 최선을 다해 설명해 드렸다"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은 "말도 안 되는 정치적 탄압은 저 하나로 족하다"며 비상계엄과 관련해 정치적 탄압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상급자의 정당한 명령에 따랐던 많은 군인과 공직자들이 특검과 법정에 불려 나와 고초를 겪고 있다"며 "한평생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이들의 명예를 더럽히고 그들의 삶을 훼손하는 부당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앞으로의 형사 법정에서 비상계엄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미 최고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 정권을 찬탈하기 위해 내란을 일으켰다는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입증하고 실무장도 하지 않은 최소한의 병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분명히 밝혀낼 것"이라며 무엇보다 군인과 공직자들에게 씌워진 내란 혐의가 완전히 부당한 것임을 반드시 증명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 참으로 괴롭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제가 겪는 일신의 고초 때문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제 한 몸이야 어찌 되어도 상관이 없다"면서도 "제가 우려했던 일들이 하나하나 현실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라와 국민의 미래가 진심으로 걱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대한민국을 믿고 국민 여러분을 믿는다. 국민 여러분께서 주권자로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주시리라 굳게 믿는다"며 "저는 끝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특검팀의 수사는 정점에 치닫고 있다.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날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각각 오는 29일, 다음 달 6일 불러 수사(소환 통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