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고 미국이 일본을 ‘환율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한 가운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엔저를 옹호하고 나섰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 가두연설에서 “엔저니까 나쁘다고 말하지만, 수출산업에는 큰 기회”라며 “외국환자금특별회계 운용도 싱글벙글하는 상태”라고 했다. 외국환자금특별회계는 일본 재무성이 환율이 급변동할 때 시장에 개입하기 위한 자금을 관리하는 회계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 민주당 정권 시절 엔고였다고 지적한 뒤 “엔고가 좋은 것인지, 엔저가 좋은 것인지는 모른다”며 “엔고라면 수출해도 경쟁력이 없다”고도 했다. 그는 엔저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등 단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작년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엔·달러 환율이 오르며 엔화 가치가 하락하자 그의 공격적 재정 확대가 주 요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중도개혁연합 공동대표는 같은 날 “엔저 때문에 수입 가격이 더 오를 텐데,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엔저의 장점을 강조한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X(옛 트위터)에 “엔저와 엔고 중 어느 쪽이 좋고 어느 쪽이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환율 변동에도 강한 경제 구조를 만들고 싶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엔저의 장점을 강조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9일 일본을 환율관찰 대상국으로 재지정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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