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투기 구조를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세제 개편은 오는 7월 윤곽을 제시하고 공급 대책은 조만간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투기 공화국을 탈피하는 것이 이 나라가 살아가는 길이고 살아남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 가능성을 갉아먹고 현재를 위협하는 여러 문제 가운데 심각한 것이 부동산 투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가 노동과 생산 중심의 경제 구조를 왜곡했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남의 돈을 빌려 집을 몇 채씩 사놨더니 가만히 있어도 일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준다는 경험이 쌓였다”며 “열심히 일한 사람이 패자처럼 느껴지는 구조가 근로 의욕을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에 집중된 자산 구조도 문제로 꼽았다. “대한민국 국민이 가진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여전히 매우 높다”며 “국가 자산 역량이 부동산에 묶여 생산적 영역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주식시장 저평가 문제 역시 이런 구조와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안정 방안으로는 공급 확대와 수요 관리 병행 방침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만큼 공급을 늘리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면서도 “그린벨트를 훼손해 신도시를 만드는 방식은 지방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대신 재건축·재개발과 기존 도심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신축이든 택지 개발이든 재건축·재개발이든 속도를 내 빨리 해야 한다”며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공급이 크게 줄었던 만큼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자·투기 목적 주택에 대해서는 보유 부담 강화 방침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보유세는 대체로 낮다. 많이 사 모아도 부담이 없다”며 “다른 나라는 부동산 보유 부담 때문에 필요한 사람이 부동산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실거주 목적 주택과 투기 목적 보유는 구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거주하기 위해 가진 것은 보호해야 한다. 부담이 커지면 안 된다”면서도 “사치품화돼 있다면 서구 선진국이 하는 만큼의 보유 부담을 갖게 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금융 규제 강화 방향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남의 돈으로 부동산 투기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고 언젠가는 금융기관도 대형 사고가 나는 수가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가계부채 위험성을 언급하며 대출 관리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대한민국처럼 부동산 담보대출이 많은 나라가 없다”며 “민간 부채가 너무 많아 어느 순간 큰일이 날 수 있다. 신용대출과 담보대출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전세 제도 역시 구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전세는 대한민국에만 있는 특이한 금융 방식”이라며 “이제는 사라져가는 추세”라면서 “전세대출을 많이 해준 것이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이며 정상화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세제·금융·규제·공급을 포괄하는 부동산 대책을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세제와 금융, 규제, 공급을 정리해 조만간 한꺼번에 하려고 한다”며 “세제 문제는 7월쯤 가능하고 공급을 늘리는 정책은 속도를 내 조만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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