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월부터 금리 올릴 듯…유럽-日 이어 ‘통화 긴축’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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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이 금리 발표 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AP 뉴시스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이 금리 발표 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AP 뉴시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취임 후 처음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위원의 절반이 연내 기준(정책)금리가 인상된다고 전망하며 주요국의 ‘통화 긴축’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중동 전쟁 영향에 따른 물가 상승세를 꺾기 위해 이미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올린 만큼, 미 연준도 9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며 원-달러 환율은 18일 5거래일 만에 다시 1520원을 넘어섰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이 통화 정책을 전환하며 중동 전쟁 종전 이후에도 주식·외환시장의 변동성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 “워시의 연준, 매파적 기조 명확해져”

미 연준이 17일(현지 시간) FOMC 이후 공개한 전망치(점도표)에 따르면 워시 의장을 제외한 위원 18명 중 9명이 연내 기준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 3.5~3.75%보다 0.5%포인트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위원이 5명이었고,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한 위원은 3명이었다. 1명은 0.7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중동 전쟁 발발 직후인 올 3월 FOMC에선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 위원이 1명도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3개월 만에 상황이 완전히 바뀐 셈이다. 18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확률이 64.5%였다.

이번 FOMC에선 투표권을 가진 위원 12명 전원이 동결에 찬성했다. 반대 의견이 나오지 않은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1년 만에 처음이다. 연준의 정책 결정문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표현인 ‘완화 편향(easing bias)’ 문구도 삭제됐다.

워시 의장 취임 후 첫 FOMC 회의부터 연준이 통화 긴축 의지를 드러낸 것은 중동 전쟁 발발 이후 국제 유가 급등으로 뛰고 있는 물가 상승률을 꺾기 위해서다. 연준은 이번 FOMC에서 미국의 연간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6%로 봤다. 3개월 전(2.7%)보다 0.9%포인트 높였다. 워시 의장은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률은 2% 목표치를 5년 넘게 넘어서고 있다”며 “물가가 더 오르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이 연준의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물가 상승 충격이 지속될 것이라는 연준의 우려가 더 커진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 매파적(통화 긴축 성향) 기조가 명확해졌다”고 평가했다.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신호는 시장에 즉시 영향을 미쳤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0.17%포인트 상승해 14개월 만에 최고치인 4.22%로 올랐다.

● 종전 선언 이후 꺾였던 환율, 다시 1520원대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3.7원 오른 1527.1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오후 3시 반 종료) 종가 기준으로 환율이 1520원을 넘긴 것은 11일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과 중동 전쟁 종전 선언으로 내림세를 보였던 환율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다시 뛴 것이다. 유로화, 엔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9% 오른 100.39였다.

물가 인상 대응을 위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한은도 7월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18일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의 기조 전환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중동 전쟁 종전 이후에도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열어 주식, 채권, 외환, 부동산 등 부문별 시장 위험의 통합 관리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구 부총리는 “고금리와 고환율에 따른 민생 피해 최소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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