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강 치닫는 美·이란
美 F-15 등 전쟁후 첫 격추 당해
트럼프, 24시간만에 "구조 성공"
실패했다면 전황 달라졌을 수도
美·이스라엘, 이란원전 또 타격
이란은 원유물동량 10% 달하는
홍해 해협 봉쇄도 나설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설정한 '48시간 시한'을 앞두고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이 상호 공격과 위협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4일(현지시간) 석유화학단지와 원자력발전소가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주 발리올라 하야티 부지사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날 낮 마샤르 석유화학단지와 반다르이맘을 공습해 지금까지 다섯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이란 남부 부셰르 원전단지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방호 직원 한 명이 사망했으며, 폭발과 파편으로 보조 건물 한 곳이 손상됐다고 IRNA는 전했다.
IRNA는 전쟁 발발 이후 부셰르 원전이 공격받은 것은 네 번째라며, 원전 내 상당량의 방사성물질이 존재하기 때문에 원전이 심각한 피해를 당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에서 부셰르 원전 피격 내용이 보고됐지만, 방사능 수치 증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엑스(X·옛 트위터)에 적었다.
이란은 홍해 남단의 입구로, 해상 원유 물동량의 10% 이상이 통과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는 위협에 나섰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지난 3일 X에 "전 세계 석유, 액화천연가스, 밀, 쌀, 비료의 수송량 가운데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나? 해협을 통과하는 물동량이 가장 많은 나라와 회사는 어디인가?"라고 적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에도 나설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경고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28일 예멘의 친이란 무장정파 후티 반군도 걸프 지역 국가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도와 참전할 경우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공군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폭기가 이란 상공에서 격추돼 조종사가 조난당했다 극적으로 구출되면서 양측의 대립 강도와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4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군 전투기인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이 3일 이란 남서부 상공에서 격추됐다. 격추된 F-15E 전투기에는 두 명이 탑승하고 있었고, 이 중 한 명은 미군에 의해 구조됐지만 한 명은 실종된 뒤 격추 24시간여가 지난 시점에 구조됐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각각 실종 조종사의 신병 확보를 위해 전쟁의 사활을 걸고 수색에 나섰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미군 특수부대가 구출 작전을 위해 전날 밤 이란 영토에 진입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F-15E의 무기 시스템 담당 조종사는 이란군과 민병대가 추적해 오는 험준한 지형에서 약 이틀 동안 적진에 고립돼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조된 조종사가 부상을 입었지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작전은 위험도가 매우 높았으며, 미군 C-130 수송기와 구조 헬리콥터가 실종된 조종사를 찾기 위해 이란의 산악 지형 위를 저공 비행했다. 수색이 진행되는 동안 이란 TV는 추락한 조종사들을 찾는 사람에게 현상금을 걸겠다는 성명을 방송했다.
미군은 F-15E 전투기 실종 조종사 구조를 위해 수색·구조용 헬기 HH-60G와 연료 공급을 위한 C-130 급유기를 투입했는데, 헬기 두 대도 이란군의 공격을 받아 일부 탑승자가 부상을 입었지만 모두 안전하게 기지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미군 조종사의 신병을 이란이 확보했다면 이란 전쟁의 양상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었다. 전쟁포로의 존재가 미군의 행동 반경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미국 내 여론까지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조에 성공하면서 미국은 이란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미군 조종사 구조 사실을 알리면서 "미군은 그를 구출하기 위해 가장 치명적 무기로 무장한 수십 대의 군용기를 투입했다"며 "그는 부상을 입었지만, 곧 회복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단 한 명의 미국인도 사망하거나 부상당하지 않은 채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사실은 우리가 이란 영공에서 압도적인 공중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입장에서는 이 사실 자체가 체면을 구기는 일이다. 미군이 이란 영공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음에도 미군 전투기가 잇따라 이란에 의해 격추됐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란 입장에서는 기세를 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F-15E 전투기가 격추된 날 미군의 A-10 선더볼트Ⅱ 워트호그 공격기도 이란 호르무즈 해협 인근 케슘 섬 남단에서 격추됐다. 복수의 미 당국자들은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A-10 공격기의 추락을 확인했다. 단독 탑승한 조종사 한 명은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 서울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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