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원 미주법인 대표 매경 인터뷰>
강제출국 15일前 기업 물색해 취업 성사
인재 100만명·2000여 고객사 보유 덕
“美 유학생들 이공계 취업 노려야 유리”
“제가 15일 내로 취업이 안되면 미국에서 강제 출국된답니다. 제발 취업을 도와주세요.”
지난달 미국 대학 졸업을 목전에 둔 A씨는 미국 내 선두 인재 채용사 세스나그룹에 SOS 전화를 걸었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가 A 씨에게 졸업 후 현장실습(OPT) 신분인 경우 15일 내에 고용등록을 하지 않으면 추방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그는 통상 OPT 대상자는 해당 신분 개시 90일 이내 고용등록을 하면 되었지만 갑자기 15일로 줄어들면서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이에 세스나그룹은 바로 A 씨를 필요로 하는 현지 기업 물색에 나섰다. 결국 A 씨는 약 10여일 만에 텍사스 소재 한국 제조업체에 취업이 되었고, 가까스로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세스나그룹의 미주법인 조재원(50) 대표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 정부가 엄격한 이민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취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스나그룹은 지난 1999년 서울에서 전문 헤드헌팅사로 출범해 2001년 미국 법인 설립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이어 상해, 방콕 법인 등 글로벌 채용 네트워크를 갖췄다. 조 대표는 미주법인을 지난 2015년부터 이끌고 있는 인재 전문가다.
조 대표는 “미국 유학생들의 경우 대학 졸업 후 현지 취업에 실패할 경우 약 90%가 한국으로 귀국해야 한다”면서 “전문직 취업비자(H1B) 추첨 경쟁률도 한국인들은 5% 미만(약 2000명)이라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방안으로 이공계(STEM) 분야 전공을 추천했다. 그는 “STEM 분야는 일반 OPT와는 달리 3년동안 OPT 신분을 유지하면서 최대 4번까지 H1B 비자 신청이 가능하므로 이를 이용해서 비자취득의 기회를 높여야 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문과출신들도 STEM 관련 과목을 이수해서 STEM OPT 신분으로 구직활동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조 대표는 이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되지 못하므로 한국인 전용 취업비자(E4)의 도입을 제시했다. 이는 연간 최대 1만5000명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비자다. 관련 법안이 2013년 이후 거의 미 연방 의회 회기 때마다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조 대표는 뉴욕 한국총영사관 주재 관련 회의에 인재 채용 전문가로 참가해 현황 등을 제시해왔다.
그는 미국 현지 기업으로의 이직을 꿈꾸는 직장인들에게는 전문 분야에 대한 확실한 경험과 지식을 쌓아두라고 권했다. 조 대표는 “미국계 기업은 신입사원을 거의 안뽑는다”며 “바로 투입되어 일할 수 있는 인재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이어 “대다수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인 직원들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편”이라며 “준비만 잘 되어 있다면 미국 취업도 승산이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는 미국으로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엔 “법인 설립 계획에 인재 채용 계획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인 설립 자체는 관련 절차를 밟으면 되지만 인재는 별도로 준비를 해야 사업계획에 맞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아울러 미국의 노동법에 대한 지식 습득도 필수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채용 면접 때 구직자의 나이, 결혼 여부 등을 물어보면 안된다. 자칫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조 대표는 “세스나그룹은 전세계로 진출한 한국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현지어가 가능한 인재들의 정보를 제공하도록 해외법인을 설립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크루팅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주법인 역시 미국 현지의 한국계 및 글로벌 기업에 한국 인재들이 일 할수 있도록 든든한 교량이 되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스나그룹은 자체 인재정보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100만명 이상의 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한국, 중국, 태국 등에서 2000여개 고객사와 계약을 맺고 인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