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지부진할 땐 꿈도 못꿀 일
삼전 주가 오르자 노사 모두 합의
자사주 보상, 노사 이해관계 일치
타 그룹사에도 자사주 모델 확산기대
삼성전자 노사가 파업을 앞둔 지난 20일 밤 극적으로 합의했다. 반도체(DS) 부문 내 메모리사업부 임직원에게 특별경영성과급 명목으로 올해 약 6억원을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올해에만 DS부문 영업이익이 3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DS부문 임직원 약 7만8000명이 수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얻을 전망이다.
이번 합의의 가장 큰 의의는 특별경영성과급이 ‘전액’ 주식 보상이라는 점이다.
필자는 한 달 전에 이미 기자24시 칼럼을 통해 ‘미국 실리콘밸리식 주식 보상이 삼전 성과급 논쟁의 답이다’라는 글을 쓴 바 있다. 2021년 실리콘밸리에 연수를 갔을 때 엔비디아 테슬라 등 미국 빅테크에 있는 많은 직원들이 주식 보상으로 수십억~수백억 원대 자산가가 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직원만 좋은 게 아니라 회사도 좋았다. 회사와 노동자가 서로 이해관계가 일치하다 보니 빅테크 직원은 성과를 내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했다. 당시 빅테크에 종사하는 한 한국인 엔지니어의 빽빽한 스케줄 표와 자기계발 시간표를 보고, 필자는 이것이 미국이 세계 패권을 유지하는 비결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한국 노사가 한정된 재원을 두고 서로 싸우는 ‘제로섬 게임’을 해왔다면 이번 ‘주식 보상 기반 성과급’은 한국의 노사관계를 한 단계 더 진보시킬 것이다. 회사가 잘돼야 근로자도 잘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근로자의 주식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2021년 실리콘밸리 연수를 마치고 귀국한 후 국내 10대 그룹 안에 있는 한 HR 담당 임원을 만나 왜 직원에게 주식 보상을 하지 않냐고 물은 적이 있다. 당시 해당 임원은 “직원들이 자사주보다는 현금을 원해요”라고 답했다. 한국 주식시장이 박스피에 갇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정부 들어 코스피 7500 신화를 쓰면서 해당 오명에서는 벗어났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자사주 보상이란 모델을 보여줬다. 삼성그룹이 재계 1위 그룹이자 ‘기준점’이 되는 만큼 다른 기업들에도 이 같은 사례가 계속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나현준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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