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코너 몰린 美 "베선트, 中 허리펑 만날 것"
中은 지준율 0.5%P 인하 …192조원 풀어 경기부양
◆ 관세전쟁 ◆
벼랑 끝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오는 10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첫 무역 협상에 나선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6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10일부터 이틀간 스위스에서 중국 측과 만나 회담한다고 밝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베선트 장관과 함께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가 8일부터 스위스를 방문해 중국 측과 만난다고 전했다.
중국 상무부도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9~12일 스위스를 방문해 베선트 장관과 경제 현안을 논의한다"며 양측 간 고위급 회동을 공식 확인했다. 허 부총리는 '시진핑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인물로 중국 경제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양국 간 고위급 회동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중 관세를 145%로 인상하고, 이에 맞서 중국이 대미 관세를 125%까지 끌어올린 상황에서 상호 접점을 찾는 첫 '탐색전'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공식 대화를 결정한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춰 1조위안(약 192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미국과의 관세전쟁 장기화 충격에 대비해 경기 부양 카드를 꺼낸 것이다. 인민은행은 15일부터 인하된 지준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지준율은 은행이 유치한 예금 중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예치해야 하는 비율로 이를 낮추면 은행의 대출 여력이 높아져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효과가 있다.
중국은 이와 함께 8일부터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현행 1.5%에서 1.4%로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도 조만간 0.1%포인트 인하된다. LPR 인하는 지난해 11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중국 당국의 이번 유동성 공급 대책은 장기 침체돼 있는 내수 경기를 살릴 뿐만 아니라 미·중 관세전쟁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뒷배'로 삼아 초읽기에 들어간 미·중 무역 협상에서도 밀리지 않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