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운영위원장과 법제사법위원장 등 일부 상임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내주지 않기로 18일 확정했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에 박범계 의원을 내정하는 등 사실상 내부 인선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영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4개(법사위·운영위·기획재정위·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상임위원장에 대한 이른 원 구성을 통해 국회를 정상화하겠다”며 “이날부터라도 (양당) 원내수석 간 협상을 조속하게 마무리해 본회의 일정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균형과 견제를 위해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김석기 의원과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의원, 정보위원장인 신성범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하고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상호 견제를 위해 법사위만은 야당인 국민의힘이 가져와야 한다”며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겨주고, 원 구성 협상을 다시 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이 맡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민주당에 넘길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배분은 이번에 논의할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상임위원장 배분은 작년 1기 원내대표단의 원 구성 협상 때 끝난 사안”이라며 “1년 만에 다시 상임위 배분 문제를 끌고 나오는 것은 작년에 합의한 것을 뒤집자는 말이 될 텐데,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법사위와 예결위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는 물론 쟁점 법안, 내년 예산안 심사 등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곳인 만큼 결코 내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에 법사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박범계 의원을 내정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사법개혁 법안 처리를 주도하기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게 당내 평가다.
대통령실 등을 담당하는 운영위는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당연직 개념으로 이끌 전망이다. 예결위원장은 3선 한병도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기재위원장 후보군을 찾고 있다. 기존 기재위원장인 송언석 의원이 당 원내대표가 되며 공석이 됐다. 이만희 의원 등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지 않은 3선 의원들이 거론된다.
최형창/이슬기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