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불법계엄 두둔하며 개헌 방해” 국힘 “선거앞 정략적 추진 안돼”

3 hours ago 8

[개헌안 본회의 처리 무산]
5·18-부마항쟁 정신 헌법에 반영
찬성 밝혔던 국힘 의원들도 불참
명패 수만 확인한 뒤 개봉 안해
국힘, 오늘 상정 모든 법안 ‘필버’

비어있는 국힘 의석
7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대한민국 헌법 개정안 제안 설명을 하는 동안 국민의힘 의석이 비어 있는 모습. 이날 본회의에선 헌법 개정안에 대한 투표가 진행됐지만 의결정족수인 재적의원 3분의 2를 채우지 못해 투표가 불성립되면서 처리가 무산됐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비어있는 국힘 의석 7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대한민국 헌법 개정안 제안 설명을 하는 동안 국민의힘 의석이 비어 있는 모습. 이날 본회의에선 헌법 개정안에 대한 투표가 진행됐지만 의결정족수인 재적의원 3분의 2를 채우지 못해 투표가 불성립되면서 처리가 무산됐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민의힘을 제외한 원내 6당이 발의한 개헌안 표결에 국민의힘이 불참한 데는 6·3 지방선거에서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은 선거에 불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은커녕 국민의힘 전체가 윤석열 세력 자체”라고 비판한 반면 국민의힘은 “일방적 개헌을 밀어붙이는 것은 선거를 앞둔 정략적 의도”라고 받아치면서 개헌안 처리를 막기 위해 모든 법안에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 국민의힘 전원 불참으로 ‘투표 불성립’

국민의힘 의원들은 7일 오후 2시 20분 국회 본회의에 개헌안이 상정된 뒤 오후 4시 표결이 종료될 때까지 본회의장 맞은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대기했다. 당론으로 개헌안 반대와 본회의 불참을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만 본회의장에 와서 개헌안에 반대하는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퇴장했다.

우 의장은 표결을 진행하며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주권자 국민이 투표로 개헌안을 판단할 기회, 국민투표로 가는 관문을 표결조차 하지 않고 닫아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지만 개헌안에 찬성의 뜻을 밝힌 조경태 김용태 한지아 의원도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재명 대통령 사건을 수사하는 특검에 공소 취소권을 부여한 ‘조작수사·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 반대를 명분으로 이탈표를 단속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결국 개헌안 의결정족수인 재적 의원 3분의 2(286명 중 191명)에 미달하는 178명만 투표하면서 개표조차 하지 못하는 ‘투표 불성립’이 됐다. 개헌안은 기명 투표여서 명패 수만 확인한 뒤 투표함을 열지 않은 것이다. 개헌안이 국민투표에 부쳐지려면 191명 이상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이번 개헌안에는 ‘계엄 선포 후 국회 통고’ 조항에 “국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문구를 추가하고 계엄 선포 48시간이 지날 때까지 국회의 승인이 없으면 효력을 상실하는 내용을 반영했다. 또 헌법 전문에 부마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의 민주이념 계승을 명시했다. 국가의 지역균형발전 의무를 구체화하고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한 국가의 의무도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대선 당시 권력 구조 개편 등을 포함한 개헌안을 내놓으며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올 3월 원내 6당이 이 같은 개헌안 추진에 합의하자 ‘지방선거 이후 개헌’을 주장하며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의원 일동 명의로 낸 성명문에서 “사법 시스템 파괴 세력이 주도하는 개헌은 지방선거를 앞둔 정략적 의도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22대 후반기 국회 여야가 합의하여 개헌특위를 구성해 헌법 전문부터 권력 구조 개편까지 포괄하는 종합적 개헌안을 논의할 것을 다시 한번 공식 제안한다”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에 대한 투표 불성립을 선언하고 있다. 2026.5.7/뉴스1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에 대한 투표 불성립을 선언하고 있다. 2026.5.7/뉴스1
우 의장은 개표 무산 뒤 국민의힘을 향해 “개헌에 정략을 끌어들이면 나라의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본회의 의사진행발언에서 “12·3 불법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했던 국민의힘이 이번에는 불법 계엄을 차단하는 개헌 표결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기회를 놓친다면 국민의힘은 영원한 내란당으로 우리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8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재차 개헌안 표결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투표가 불성립된 경우 국민투표에 부치기 위한 최종 시한인 10일까지는 계속 표결을 시도할 수 있다. 다만 국민의힘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작아 개헌안은 무산 수순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당 의원들에게 “합의되지 않은 본회의, 제대로 된 개헌이 아닌 졸속 개헌 처리 시도에 상정되는 모든 안건에 대해 무제한 토론으로 대응하고자 한다”고 공지했다. 민주당이 8일 본회의에 법안 30여 개를 상정할 계획인 가운데 모든 안건에 대해 모두 필리버스터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 與 원로 “野 몽니” vs 野 원로 “일방 추진 안 돼”

민주당 원로들은 국민의힘을 향해 “정략적으로 반대한다”며 날을 세웠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국민의힘의 반대는 선거에 거꾸로 악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야당의 이해할 수 없는 몽니”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원로들은 여야 합의를 통한 개헌을 주문했다. 황우여 전 대표는 “개헌 자체는 지금이 적기지만 밀어붙이기식은 우려된다”고 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일방적 개헌 추진은 헌법 정신 위배”라고 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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