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관계 회복 물꼬텄지만…‘한반도 비핵화’는 온도차

17 hours ago 3

위성락 “비핵화 논의 있었다”
中 보도엔 “지역 평화 발전”만 언급
北 반발 고려해 ‘비핵화’ 표현 자제 가능성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경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경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중 양국 정상이 1일 정상회담을 열고 관계 회복의 물꼬를 텄지만 한반도 비핵화 의제에 있어서는 미묘한 온도 차를 보였다. 정상회담 직후 한국 정부 측 설명에서는 비핵화 의제가 강조된 반면 중국 측 보도에서는 비핵화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한국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역할 요청에 호응하되 북한의 반발을 고려해 비핵화 표현을 자제하거나 수위 조절에 나섰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2025.10.24/뉴스1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2025.10.24/뉴스1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일 경북 경주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이 우리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실현 구상을 소개하고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한 것에 대해 시 주석도 ‘한반도 문제 해결과 평화 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화답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정부의 대북정책인 ‘엔드(END) 이니셔티브’와 ‘(핵 개발) 중단-축소-폐기’ 3단계 비핵화 구상 등을 시 주석에게 소개하고 지지를 요청했다는 취지다.

위 실장은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안정 및 비핵화 논의가 있었다”면서 “한반도 평화 안정에 대한 중국의 정책적 입장은 유지된다는 것을 여실히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대해서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오랫동안 그렇게 해 왔다”며 “북한도 비핵화, 남쪽도 핵을 갖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위 실장은 양국 간 세부 논의 내용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소노캄 경주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한중 국빈만찬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5.11.01. 경주=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소노캄 경주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한중 국빈만찬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5.11.01. 경주=뉴시스
다만 이날 중국 측의 한중 정상회담 관련 보도에선 비핵화에 대한 언급은 일체 없었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날 “이 대통령은 중국과 국제와 지역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조를 강화해 지역과 세계의 평화 발전을 함께 촉진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중국 측이 비핵화 언급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북한의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대내외적으로 ‘핵 보유국’ 지위를 강조하며 비핵화 요구에는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 비핵화 의제가 다뤄질 것이란 한국 측 발표가 나오자 북한은 1일 외무성 부상 담화를 통해 “(한국 정부가) 백번 천번 만번 비핵화 타령을 늘어놓아도 결단코 실현시킬 수 없는 ‘개꿈’이라는 것을 우리는 인내성 있게 보여줄 것”이라고 비난했다.

경주=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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