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가 동결을 공언한 아마존이 실제로는 저가 생필품 위주로 가격을 슬그머니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자상거래 데이터 업체 ‘트라젝트 데이터’ 자료를 인용해 아마존이 판매하는 약 2500개 저가 생필품 중 탈취제, 단백질 쉐이크, 반려동물 용품 등 1200개 가량 품목의 가격이 지난 1월 20일 대비 올해 7월 1일 기준 5.2%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경쟁사인 월마트가 같은 기간 동일한 품목의 가격을 평균 2% 인하한 것과는 대비된다.
아마존의 제품가 인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여파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2월 15일 자사 저가 상품들의 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했다. 앞서 같은달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부분의 미국 무역 상대국에 관세 적용을 시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온라인 중심인 아마존의 사업 모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체 아마존 공급업체 컨설턴트인 코리 토머스는 “배송비 때문에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 저가 상품군에서 아마존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반면 그는 월마트에 대해선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가 상품이 함께 팔리기 때문에 온라인 입는 손해를 보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상품 가운데 3분의 1이 저가 제품군인만큼, 수익성 보전을 위해 사측이 가격 인상을 택했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아마존 측은 WSJ가 조사한 제품군 가격의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WSJ에 “제품 평균 가격은 큰 폭의 상승이나 하락이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