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종합운동장서 첫 무대
사흘간 13만2000명 '열광'
하회탈·태극기·수묵화 등
한국적 요소 곳곳에 반영해
격한 춤 줄이고 라이브 집중
지난 11일 저녁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 3년9개월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방탄소년단(BTS)이 새 월드투어 '아리랑(ARIRANG)'의 포문을 열었다.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붉은 연막탄을 든 댄서가 돌출 무대로 뛰어들며 공연 시작을 알렸다. 곧이어 BTS가 검은 두건을 쓴 댄서들과 함께 등장했고, 붉은 조명 아래 첫 곡 '훌리건(Hooligan)'을 선보이며 단숨에 분위기를 장악했다. 이어 '에일리언스(Aliens)' '달려라 방탄'까지 쉼 없이 몰아치자 관객 4만4000여 명의 함성도 더욱 커졌다.
멤버 뷔는 "360도 공연을 해보니 아미분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기분이 너무 좋다"고 했고, 지민은 "정규 앨범은 4년 만, 월드투어는 6년 반 만이라 여러모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고 거들었다.
과거처럼 격한 군무에만 의존하기보다 핸드 마이크를 들고 라이브에 집중했고, 보다 진중하고 묵직한 음악을 전면에 내세웠다.
'데이 돈트 노 바웃어스(they don't know 'bout us)'에서는 댄서들이 얼굴 크기만 한 스크린을 들고 나와 하회탈 이미지를 띄웠고, 관객들은 후렴구 떼창으로 화답했다. 타이틀곡 '스윔(SWIM)'에서는 거대한 흰 천이 등장해 바다를 가르는 듯한 장면을 연출했고, '메리 고 라운드(Merry Go Round)'에서는 "매일 같은 일상 속 회전목마나 쳇바퀴나 매한가지"라는 가사처럼 회전 무대 위 제자리걸음 퍼포먼스로 곡의 메시지를 시각화했다.
한국적 요소를 적극 녹여낸 점도 인상적이었다. '2.0' 무대 전 댄서들은 빨강과 파랑 두건으로 태극 문양을 형상화했고, '보디 투 보디(Body to Body)'에서는 강강술래를 떠올리게 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팬들의 참여도 공연의 중요한 축이었다. RM의 행진이 끝나고 이어진 '아미 타임'에는 대형 스크린에 일본, 대만, 스웨덴 등 세계 각국에서 온 팬들이 서툰 한국어로 준비한 문구를 들어 보이는 모습이 비치기도 했다.
RM은 "저희가 '2.0' 이라는 제목으로 곡도 내고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았다"며 "저희 7명이 같이 서로 하기로 했다는 것, 그리고 여러분을 생각하는 마음은 그대로"라고 말했다. 뷔는 "앞으로 80번의 엔딩 멘트를 해야 한다는데 이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근황을 얘기하는 것도 좋겠더라"며 "어제는 점심에 샤부샤부를 먹었고 12시 반 정도에 잠들었다"고 말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BTS는 마지막으로 '플리즈(Please)'와 '인투 더 선(Into the Sun)'을 부르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놀이 아래, 스타디움은 환호와 아쉬움이 뒤섞인 함성으로 가득 찼다. BTS는 이날 공연을 비롯해 3회에 걸쳐 13만2000명에 달하는 관객과 만났다.
[고양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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